<안티조선 운동사>에서 정의된 지금까지도 여전히 살아있는 '부정'적인 노무현 주 지지층의 성향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 "노무현 바람'은 기성 정치의 사각지대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연말 이후 봄까지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노무현은 연령별으로는 20대와 30대, 학력별로는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층, 소득 계층으로는 월수입 2백만 원 이상, 성별로는 남자, 직업별로는 화이트컬러와

전문직 유권자들에게서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으며 출발했다. 이들은 정치에

냉소적이거나 무관심하며 투표율이 낮은 집단으로 간주되어왔다. 그러나 이러한 표면적 정치

거부는 '더 많은 민주주의와 보다 효율적인 개혁'에 대한 그들의 열망의 표현이었다. 그들은

이 열망을 지속적으로 배신한 낡은 정치를 거부했을 뿐이다.
 
 이들이 노무현에게 높은 지지를 보낸 지지를 보낸 것은 그에게서 새로운 대안을 조직할 수 

있는 새로운 리더의 가능성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반면 '저학력, 저소득, 고령층, 생산직과 서

비스직'의 서민들은 국민통합과 민족화해, 권력문화의 혁신과 새로운 동북아 질서 구축 등 

그가 내세운 정치적 가치와 목표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 서민 후보를 자처하는 노무현이 아니

라 귀족 이미지를 가진 이회창이 서민층의 지지를 받는 역설은 이렇게 해서 발생한 것이다."

이상 유시민의 <노무현은 왜 조선일보와 싸우는가> 273~274 pp에서 인용

 이 설명은 다소 찜찜하다. 한나라당 지지층에 대해서 '계몽되지 못한', '못 배운', '노인'과 같은

딱지를 붙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설령 그 해석이 현상적으로 옳다 하더라도 가치 판

단의 문제가 남는다. 2002년 당시에는 두드러지지 않은 문제였지만, 가령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을 생각해 보라.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조중동의 세뇌 때문'이라는 것은 하나의 이유는 되지만 사태를 전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

다. 2007년, 정동영의 저조한 득표율은 사실상 민주당 지지층의 붕괴를 보여 줬기 때문이다. 물론

정동영이 참여정부를 제대로 계승하지 않아서 그와 같은 득표를 하게 됐다는 말도 맞다. 하지만 

정치린은 표심을 먹고사는 동물이다. 그를 비롯한 수많은 정치인들이 참여정부를 멀리하려고 했다

는 것은 조중동의 왜곡 수준에서가 아니라 (그것이 영향을 미쳤다고는 해도) 실제로 대중들에게는

참여정부가 인기가 없었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다시 언급하게 되겠지만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원인을 찾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하지만 유시민

의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계몽되지 못한', '못 배운', '노인'들이 '조중동의 세뇌 때문에'

그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하는 경향이 짙었다. 그 설명을 인정하더라도 '계몽되지 못한', '못 배운',

'노인'들에게도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일 것이다. 비루한 민중들 때문에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고 규탄하는 것은(설령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엘리트주의적 시각이지 민주주의

적 견해는 아니다. 유시민이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정치를 욕망하는 사람들은 왠지 그런 노력을 배격

한다는 점에서 확실히 엘리트주의의 냄새를 풍겼다. 그런데 그 '엘리트주의'는 과거의 엘리트주의처럼

어떤 특수한 지식을 근거로 삼지 않고, 자신들이 민주주의의 '상식'을 알고 있다는 믿음에 기인했다.

즉, 이들의 엘리트주의는 자신들이 엘리트라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이들이 '보통 사람'이어야 한다

는 그런 믿음에서 나온 묘한 엘리트주의였다. 

 이들을 학력, 소득, 세대를 통해 규정하는 유시민의 방책은 유효하다. 그것은 당시의 여론 조사 결과에

근거를 둔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서적으로 볼 때 그들은 자신들이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자부

심을 가졌던듯하다. 학력에 대한 그들의 자부심은 한나라당 지지층에게는 우월 의식을 지니면서도, 지식

인들의 기득권(?)을 경멸하는 태도를 취하게 됐다. 이를테면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무식하다고 공박하는

반민중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그들이지만, 지식인들이 글을 알아먹게 쓰지 않는다고 인터넷에서

비난하는 민중주의적(?) 태도를 취하는 것도 그들이었다. 즉, 유시민이 구별해 낸 '노무현 지지층'은 스

스로 '지식인'도 아니고 '민중'도 아닌 그 중간에 있는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라 생각했고, 지식인과 민

중 양쪽에 대해 우월 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자신들의 '상식'이 '보통 사람'의 그것이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들은 엘리트와 민중을 동시에 경멸한 셈이다. 

 정치의식 면에서도 그들은 역시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유시민이 혹은 유시민 이전에 당대의 '노무

현 지지' 논객들이 '발견'해 낸 이 새로운 정치적 주체들은 재벌을 옹호하는 수구 세력도 싫어했지만 기존

의 노동 운동 진영에 대해서도 비판적이었다. 즉 이들은 부르주아(자본가) 계급 의식에 대해서도, 프롤레

타리아(노동자) 계급 의식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태도를 취했다. '보통 사람'과 '상식'의 역할은 여기서도

분명했다. 여기서도 그들은 중간자적 입장을 취했다. ...

                                                                                       <안티조선 운동사> 한윤형 245 ~ 247P

 소위 '노빠', 혹은 '촛불시민'이라 불리는 이들은 유시민이 이를 정의한 2002년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

까지 살아있고, 또한 한윤형이 지적한 모습에서 변하지 않았다. 강남을 부정선거 음모론의 위험성을 지

적하는 '지식인' 진중권의 트위터에 대한 언팔운동을 펼치고 새누리당을 선택한 강원도 '민중'들에 대해 

그들이 생산하는 '감자'를 불매하겠다며 한미 FTA로 피해를 보게 될 자신들의 처지도 모르는, '못 배운'

그들을 조소하는 것처럼 말이다. 

 분명 10년은 역사의 거시적 흐름에 비춰 보면 찰나의 순간으로 여길 수 있기에 아직까지 이들이 남아있

는 것은 그리 부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면 향후 100년을 넘어

서까지 질기게 생명력을 유지할지도 모를 일이다. 


덧글

  • 인테그랄 2012/04/18 02:54 # 삭제 답글

    필력이 대단하시네요.. 여러 번 읽었습니다.
    고로 요점은 '그들' 을 보면 대한민국 정치를 알 수 있다.. 일까요?
    이러한 정치가 변화없이 계속 된다면 '그들' 도 변하지 않는다 라고 저는 이해했습니다만...
  • ` 2012/08/19 17:09 # 삭제 답글

    부제:'관장사' 마케팅,그 탁월한 효과 입증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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