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의 불화 책리뷰

시대와의 불화시대와의 불화 - 8점
이문열/자유문학사

지난 30년 동안 많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림과 동시에 정치사회적 관점 차이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기도 한 작가

이문열의 산문집이다. 근 20년 전인 1992년에 출간된 책이기에 현재 그의 면모를 알기에는 오래됬다고 볼수도 있

지만 산문집을 낼 당시에도 여러모로 정치사회적 관점 차로 인해 많은 공격을 받은것으로 보여 지금까지 이어졌

다고 볼수도 있는 '시대와의 불화'의 근원을 살펴보는데 유용할듯 하다.

어느 지면에 기고했는지는 명시하지 않았으나 분명 80년대 후반 ~ 90년대 초반이라는 당대의 사회적 이슈에 대

한 저자의 입장을 피력한 3 ~ 4 페이지 가량의 짧막한 기고문들과 저자의 문학세계를 다룬 인터뷰 두편, 산문집

을 낼 시점까지 저자가 낸 소설들의 서문이 담긴 책이다. 자신의 문학관을 드러낸 글들에서는 다소 현학적인

언변을 드러내지만 정시사회에 대한 의견을 담은 글은 아무래도 언론매체에 기고해서 그런지 그리 크게 어렵게

읽혀지지는 않는다. 다만 중간에 특정 사회 분위기를 비꼬는 글들이 몇 편 있는데 그 중 한편은 진담인지 그저

비꼼인지 구분이 안가는 내용이다. 선거 입후보자의 금품 제공을 일종의 부의 재분배로 볼수 있으며 금품을 받

았다고 해서 유권자가 꼭 해당 입후보자에게 표를 던지는것은 아니니 오히려 금품 제공을 장려해야 한다는 주

장을 담은 글이 그것인데 이상하게 비꼼으로 단정짓기에는 조금 애매하다고 느껴졌다. 이는 밝은 독자라면 명

확히 구분지을수 있지 않을까 생각만 해본다.

산문집에 실린 글들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저자의 주 관점은 '만병통치약'과 같은 사회 모순을 단번에 해소할

이념이나 방법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으며 이를 무시한체 자신들이 지지하는 이념에만 극단적으로 쏠리는 양

상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부동산에 지나친 욕심을 보이는 재벌의 행태를 비판하고 보수적 관점

을 가진 '원로'의 말을 곧이 듣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화로 한 노인의 꾸지람을 들은 개인적인 경험을 들어 세

대간 계층간 단절의 책임이 보수쪽에도 있음을 드러내는 등 '보수기득권'의 치부 자체를 무시하지 않으며 이를

대항한 '경향성' 자체는 부정할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비판은 진보진영으로 향해

있다. 문학의 사회참여적 기능을 강조한 나머지 순문학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 대한 비난이 강해지는 분위기에

서 드러나는 특정 가치 실현을 위한 다른 가치관의 종속과 도구화, 반복적인 선전을 통한 낙인찍기, 일부 과격

한 학생운동에서 드러나는 사도마조히즘 등 이데올로기 과잉적 자세를 보인 진보진영의 행태에는 거리감을 둘

수 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원론적으로는 확실히 타당한 지적이다. 지금은 덜한 편이지만 지적된 양상이 진보진영내에 남아있지 않다고 말

하기에는 망설여지는게 사실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책에 실린 글들은

당시 문제가 된 양상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부족하다. 물론 당시를 살아간 '성인'들에게는 다른 매체를 통해 충

분히 그 내막을 알수 있기에 책에 별다른 서술이 없더라도 충분히 이해할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본인처럼 그 당

시에는 너무나 어렸거나 아예 태어나지 않았을 현시대의 젊은이들에게는 불친절하게 느껴지는것도 사실이다.

지극히 정론인 원리도 모든 구체적인 사안에 그대로 적용시킬수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시 실상에 대해 아는게

거의 없는 본인이 저자의 관점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위험할 것이다.

세부적인 논리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견이 있지만 위에 언급한 전반적인 주논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공감

할만하다. 하지만 최근의 논란을 생각하면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에 무언가 관점에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아무래도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사이에 나온 저자의 산문집을 찾아봐야 할것 같다.
http://costa.egloos.com2011-02-28T14:54:43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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