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지식인의 대외인식 책리뷰

조선후기 지식인의 대외인식조선후기 지식인의 대외인식 - 8점
김문식 지음/새문사

서구 제국주의 열강이 본격적으로 비서구권 문명을 침탈한 것은 19세기에 들어서 일어난 일이지만 서구는

소위 말하는 '대항해시대'로 그려지는 16세기부터 약 300년 가까이 먼저 비서구권에 진출해 교역과 선교

를 해왔다. 동아시아 또한 그러한 서구가 진출한 비서구권 문명 중 하나인데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유독

조선의 경우는 서양과의 접촉이 극히 드문편이다. 그래도 중국과 일본과 교류하던 중 그들이 접촉한 서양

에 대한 풍문을 들어보지 않았을까 싶어 궁금하던 중 <조선후기 지식인의 대외인식>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됬다. 본인이 궁금해한 내용을 어느 정도 다루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됬다.

왜란과 호란 직후부터 고종 즉위전까지 17 ~ 19세기 조선 후기를 살아간 지식인들의 중국, 일본, 서양

등에 대한 대외인식 양상을 다룬 책이다. 책 본문의 내용을 개략적으로 정리해 소개한 총설부터 시작해

중국, 일본, 서양에 대한 지식인의 인식에 대한 구체적인 소개, 이수광, 권이진, 박지원, 정약용이라는

조선 후기 지식인 4명의 대외관에 대한 소개로 구성됨으로 대략적인 개념 잡기부터 이해 확장이 물흐르듯

이 이루어지며 각 장의 끝마다 해당 장의 내용을 정리하는 서술을 넣는다는 점에서 비전공자 독자를 배려

한 점이 돋보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나친 한자 표기 남발은 한자에 익숙치 않은 독자가 느낄 가독성

을 크게 떨어뜨리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 사실 한자 표기 남발보다도 해당 한자의 한글 음을 병기

하지 않았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다. 전공자라면 별 무리없이 이해할만할 수준의 표기로 보이지만 일반

독자의 접근성을 위해서라면 꼭 신경을 썼어야 했을 부분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내용 자체는 비전공자

또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는 점에서 좀더 배려를 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선 후기 지식인들은 멸망한 명나라의 중화 유산을 자신들이 이어받았다고 여겨 자신들을 '소중화'로 칭

함으로 문화적 자부심을 느꼈다. 명의 황제에 제사를 지내는 '만동묘'나 정부 주도하에 한족 치하의 중국인

명과 송의 역사서를 편찬한 것이 그러한 분위기에서 나온 사례다. 당연히 '오랑캐' 국가 청에 대한 시선

은 고울리가 없고 일본에 대해서도 서적 시장의 활성화 등으로 발전할 여지는 충분하나 조선에 비해서는

학문의 발전이 더디다고 여긴게 조선 후기 지식인 사이의 분위기였다.

네덜란드, 러시아 등 서양 국가에 대한 무지도 상당한 편인지라 '대서양'이라는 대륙으로서의 구분어를 나라

이름으로 잘못 인식했거나 러시아를 19세기 중반까지도 몽골족의 한 분파로 인식하는 등의 지금 보면 의아해

할만할 대서양관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사실 이는 북경의 천주당이나 러시아 처소를 통해서, 또는 나가사키

에 들어오는 네덜란드인에 대한 일본에서 들리는 풍문 정도로 제한된 서구에 대한 정보의 부족함에서 나오는

어쩔수 없는 한계이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다루는 서양 관련 서술도 양이 적은 편이라 이를 기대하고 책을

본 본인의 기대를 완전히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그래도 북경의 러시아 처소에 조선 역관이 들러 물품을 구

입했다는 등 미약한 정도의 접촉은 간간이 보이는듯하다.

그렇지만 시대의식과 정보부족이라는 한계에서도 조선 후기 지식인들은 나름의 대외활용관을 보인다. 비록

청이나 일본의 문물은 결국 이전 한족 중국의 유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해야 하며 서양의 문물 또한 과

거 고대 중국의 주나라가 멸망한후 서역으로 건너간 문물이 계승 발전해 나타난 것이라 해석하는 '서기 중

국 원류설'을 내세워 실제 양상과는 다른 화이관에 입각한 의식아래 이루어진것이지만 농사에 유용하기 위

한 목적으로 서양의 역법을 도입한다든지 박지원, 정약용과 같은 실학자들이 청과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지

키기 위해서라도 그들의 발달된 실용적 문물을 도입해야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 인식 범위내에 있던 해외

국가로부터 배울것은 배우자는 생각이 나왔다는 것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부인들이 쪽을 지거나 아이들이

머리를 땋는 모습을 보고 아직까지 조선에 이적의 풍습이 남아있다라고 탄식한 이수광이 중국 명나라의 조선

으로부터의 무리한 은공출을 비판하는 모습에서 조선 지식인이 꼭 '상국'의 뜻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할수 있다는 점도 기억할만 하다.

여러 한계로 인해 해외 국가에 대한 인식이 불완전했다는 점에서 후세인으로서는 아쉬움을 가질 수 밖에 없

지만 동시에 조선 후기 지식인들이 제한된 환경속에서 나름의 해석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역사는 그 당시를

살아간 이들의 관점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끔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나치게 불친절한 한자의 남

용이 아쉽지만 해당 주제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만할 책이다.
http://costa.egloos.com2010-12-21T13:22:50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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