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사용설명서 책리뷰

역사 사용설명서역사 사용설명서 - 8점
마거릿 맥밀런 지음, 권민 옮김/공존

역사학은 분명 흥미로운 분야이며 동시에 이미 인간이 행해 그 결과가 어느 정도 나온 사건의 모음이기에

인간과 인간의 산물은 무엇인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며 미래에 펼쳐나갈 청사진을 마련하는데도 많은

참고가 될 학문이다. 문제는 엄정해야 할 역사 해석을 넘어 여러 목적으로 역사를 오용하려는 사례가 동서

고금을 통틀어 종종있었고 이 중 일부는 인류 역사에 남을 큰 비극으로까지 발전하기도 했다는 점일 것이다

마거릿 맥밀런의 <역사 사용설명서>는 이러한 역사 오용 사례를 짚고 바람직한 '역사 사용' 원칙에 대한

저자의 입장을 제시하는 책이다. 작년 초록불님의 책소개 포스팅을 보고나서 관심이 생겼으나 이제서야

읽어보게 되었다.

국가 권력이 의도적인 '국민성' 함양, 전쟁 개전 등 통치 행위 정당화, 권력 정당성 강화 등의 목적으로

역사를 조작하거나 단순화시키려한 사례는 동서고금을 통틀어 도처에서 발견된다. 진시황의 분서갱유와

로베스피에르의 혁명력 도입을 통한 '역사의 새출발'화 시도에서 보이는 과거 권력의 역사 오용 시도는

마오쩌둥과 홍위병의 중국 문화유산 파괴, 스탈린의 러시아 혁명사에서의 트로츠키의 역할 지우기, 국

제연합의 역할을 존중한 트루먼의 자세를 무시한체 재임 당시 지지율은 낮았으나 퇴임 후 훌륭한 지도자

로 평가받는 트루먼에 자신을 빗대는 조지 부시의 모습, 90년대 힌두 민족주의의 대두로 인한 힌두 정치

가들의 인도 역사에서 드러나는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 등 타 종교층 간의 화합 노력 사례 지우기 등 현대

에도 계속 나타나고 있다. '상상의 공동체' 민족주의 신화 또한 계속되고 있는 역사 오용 시도의 한 일면

이다. 분열된 세르비아 제국의 권력 투쟁가 제후 중 하나였던 라자르는 몇 백년 뒤인 현대에는 오스만

투르크에 맞서 세르비아 '민족'을 지키려 한 민족영웅으로 윤색되었다. 역사 오용은 국가 집단에 큰 상처를

남긴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을 지우기 위해서 비롯되기도 한다. 비시 정권 당시 프랑스의 유대인 홀로코

스트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는 비시 세대가 거의 퇴장한 90년대 중반에야 공식적으로 인정되었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 오용 양상에 '역사는 현세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쓰여서는 안 되고, 인간사가 복잡하

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 위해 쓰여야 합니다' (187P)라는 견해를 내놓는다. 즉 역사는 매우 복잡한 배

경의 연속이기에 이를 '명확화'라는 이름의 단순화,단정화 하려는 시도는 역사를 왜곡시킬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한 역사를 현재 인류가 나아갈 길의 좋은 참고 자료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보지만 동시에

의도에 맞춰 아무렇게나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적절한 유사 사례를 찾아 비교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역사학자의 노력이 요구된다. 저자는 학자들만의 현학적인 연구로 대중과 괴리되기

보다는 면밀한 방법적 접근 없이 역사를 '명확화' 시키려는 사회의 분위기에 분명히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270P 가량의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 편안한 문체로 서술되 있기에 상당히 잘 읽힌다. 이 책을 읽어봄으로

'의도'에 종속되 '오용'되는 역사가 아닌 인간이라는 복잡한 존재의 면모에 조금이나마 탐색해나가는 역사

학의 기본적 본령을 되새겨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http://costa.egloos.com2010-12-01T03:23:040.3810

덧글

  • oldman 2010/12/01 23:15 # 답글

    오옷,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군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소시민 2010/12/01 23:49 #

    감사합니다. ^^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의미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 봅니다.
  • 크악크악 2010/12/02 14:20 # 답글

    책에 대한 내용은 아닙니다만 역사를 무슨 ddr용으로 쓰는 사람들이 있죠....-.-;;
    차라리 저처럼 야겜을 할것이지....-.-;;;
  • 소시민 2010/12/03 16:03 #

    역사가 자신들이 설정한 가정대로 흘러갈 것이라 생각한다는 점에서 위 책에서 경고한 '역사의 명확화'

    의 주요 사례로서 꼽힐수 있죠. 이게 자신들의 상상이나 한담거리로 그친다면야 상관없겠지만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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