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6년 대선 당시 진보당과 민주당의 후보단일화 시도와 실패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 선거 유세전 속에 양당 정 · 부통령 4자 회담이 열렸고 장면이 불참한 가운데 신익희 · 조봉암 · 박기출 회담

에서 후보단일화에 대한 밀약이 이루어졌다. 극우 편향적 세력의 입각을 배제한다는 선에서 신익희와 조봉암

사이에 묵계가 이루어져 투표일 직전에 진보당의 정 · 부통령 후보가 사퇴한다는 것이었다. 단일화된 야당 후보

에게 가해질 이승만 · 자유당의 탄압을 최대한 피하기 위한 선거 전략상의 합의였다. 

 그러나 투표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신익희 후보가 돌연 서거함으로써 정세가 급변했다. 진보당에서는 박기출

부통령 후보를 사퇴시킴으로써 일견 조봉암 · 장면으로 형식적 단일화를 이루어놓았다. 그러나 당초부터 정권

교체보다는 보수양당제 구축이 더 중요했던 민주당은 후보단일화와 공동 선거 투쟁에 냉담했다. 민주당은 대

통령 선거에서 진보당 후보 조봉암을 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준연은 아예 "조봉암에게 투표하느

니 차라리 이승만에게 투표하라."라고 호소했다.
 
 이처럼 자유당 · 민주당의 보수 연합이 형성되자 진보당에 대한 탄압이 노골화되었다. 암살을 두려워한 조봉

암은 동지들의 권유에 따라 유세를 중단하고 상경, 거처를 알리지 않고 잠적했으며 진보당 선거 유세반은 경

찰의 방해 속에 힘든 선거운동을 해야 했다.

 자유당과 민주당 사이에는 장면에 대한 공정한 투개표를 담보로 조봉암의 투개표 조작이 묵인된 것으로 알려

졌다. 결정적인 단계에서 민주당의 배신은 민주대동운동과 단일야당조직운동, 그리고 정 · 부통령 후보단일화

운동이 얼마나 허구적이었던가를 잘 입증해주는 것이었다.

                                                                                                                <진보당과 조봉암> 169P

1956년 대선 이라는 과거를 보면 최근 논의되고 있는 범야권 대연합에 일부 진보진영 인사들이 거부감을 드러

내는 배경 중 하나가 무엇인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분명 지금은 그 시절만큼 보수 여당이 대놓고 폭력적인 

야당 탄압을 하지는 않고, 할수도 없다는 차이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그 때와 어느 정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듯 하다.

덧글

  • Allenait 2010/11/17 09:47 # 답글

    하기야 이런 과거가 있으니 대연합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인사들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양상도 어째 비슷하고..
  • 소시민 2010/11/19 18:11 #

    이것 만으로 대연합에 거부를 느끼는 이 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는 영향을 끼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 에드워디안 2010/11/17 10:16 # 답글

    반면, 동시기 일본에선 같은 보수계열인 자유당과 민주당이 합당해 '자유민주당'을 창당시켰지요. 이후의 역사는 우리가 아는 대로입니다...
  • 소시민 2010/11/19 18:12 #

    보수양당체제도 아닌 보수유일당체제로군요. ㄷㄷㄷ
  • 아야소피아 2010/11/17 12:32 # 답글

    정치적 이익을 위한 어설픈 연합은 안한 것만 못한 법이죠.
  • 소시민 2010/11/19 18:13 #

    그렇습니다... 위 같은 경우는 국민적 지지가 낮은 이승만 정권 심판이라는 나름의 명분도 있었지만 결국

    정치적 지향성 차이를 넘지 못했죠.
  • BigTrain 2010/11/17 23:18 # 답글

    진보당은 제대로 뒤통수 맞았네요. 조봉암에 대한 사법살인 역시 묵인했을 가능성도 있었을 듯.. 갑자기 흥미가 동하는군요. 소개 감사드립니다. ^^
  • 소시민 2010/11/19 18:15 #

    민주당 역시 조봉암의 농지 개혁 시도에 불만을 가진 지주 출신 인사들이 꽤 있는등 정치적 지향점이 꽤나

    차이가 났기 때문에 진보당에 대해서는 꽤나 배타적이었는듯 합니다. 해당 책은 그렇게 일정 이상의 지식을

    가진 분들에게는 그리 새로울 것은 없을듯 하지만 입문용으로는 괜찮습니다. ㅎㅎ
  • 들꽃향기 2010/11/22 05:35 # 답글

    어설픈 연합을 반대하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종종 이야기하는 사례이기도 한데, 적절하게 말씀해주셨군요. ㄷㄷ 잘 읽었습니다. ^^
  • 소시민 2010/11/24 19:11 #

    저 때의 상황과 현재의 상황을 완전히 일치시킬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순수한 열의로서 연합하기는 힘들다

    는 점은 그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 인듯 합니다. 인용한 글을 잘 읽어주셨다니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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