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 책리뷰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 - 8점
토머스 L. 프리드만 지음, 장병옥.이윤섭 옮김/창해

60여년 전 이스라엘 건국 이후 이스라엘과 그 주변 아랍 국가와 원주민인 팔레스타인인과의 갈등은 그 일대를

세계의 주요 '화약고'로서 국제무대에 각인시켰고 지금까지도 테러, 공습과 같은 비극적인 소식이 자주 들려오

는 등 계속되고 있다. 나름의 평화 정착 시도도 여러번 있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듯 한데

... 미국계 유대인 출신인 언론인 토마스 프리드먼의 현장 취재기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이 나름 이 문제

에 대한 현황을 이해하기 위한 길잡이가 될듯 싶어 읽어보았다.

1980년대 그러니까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과 팔레스타인인들의 인티파다가 일어나던 시절에 레바논의 베이

루트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에 머물려 현장 취재를 한 토마스 프리드먼의 현장 체험과 배경 설명, 문제에 대

한 자신이 내놓은 대안이 실린 책이다. 현장 취재기이기에 이스라엘에 의해 공격받는 레바논과 레바논 내전

에 개입한 미 해병대에 대한 자살 테러 등과 같은 역사, 정치적 사건이 한 목격자의 목격으로 생생히 전달되

며 저명한 유대교 지도자에서 평범한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시민들에 이르는 폭넒은 인터뷰 또한 현장성을

높인다. 사진까지 첨부되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책이 국내 출판될 즈음인 20

02년 까지의 팔레스타인 문제 약사 연표가 책 앞면에 잘 정리되 있어 도움이 된다.

당시 기준으로도 10년 이상 지속된 마론파 기독교인과 이슬람인들의 오랜 내전에 총성이 들리면 TV 볼륨을

더 올리는 식의 일상화된 무심함과 가족, 친구, 종교간 구성원으로 구성되는 소규모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

으로 근근히 버티는 베이루트 주민들, 분열 등의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독립적 경제적 기반이 없어 저항할

경우 그 손실을 감수해내야만 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강압적 분위기에 순응해 나가는 인피파다 이전의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인들(인피파다 이후로도 없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신분증을 통해 이스

라엘은 팔레스타인인의 생활 기반을 지배하고 있다.), 서안과 가자를 포함한 고대 유대인들의 영토를 수복

해야 한다는 시오니즘과 아이히만 재판 즈음 이후로 '기억'화된 홀로코스트로 인한 피해 의식으로 인한 우

파 리쿠드당과 좌파 노동당 혹은 세속주의자나 유대교 신자라는 차이를 넘어선 이스라엘인들의 대 아랍 방

어 의식 등 환경이 인간성을 규정한 사례들이 저자가 현장에서 목격한 중동의 안타까운 인간상이다.

이러한 '환경'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대안에 대해 저자는 일단 팔레스타인이 국가화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다트의 이집트와는 달리 팔레스타인은 고정된 영토가 없고 서로 다른 성향을 가진 이들이 뿔뿔

히 흩어졌기에 안정적인 통제가 힘들다. 그래서 저자는 먼저 이스라엘이 서안과 가자 지구 내의 이스라엘

안보에 크게 중요하지 않는 지역과 정착촌에 철수해 주권을 가진 팔레스타인 국가를 건설할 터를 마련해 주

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그 팔레스타인 국가는 이스라엘을 위협할 군사력을 영구적으로 가지지 않은 국가

여야만 한다는게 저자의 주장이다. 치명적인 조건이기에 저자 또한 유대계라는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고 여길 독자들이 있겠지만 저자는 이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제안이라고 말한다. 이 정도도 지나치게 도덕

적이고 순진하다고 여길 이스라엘 인들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영구적인' 비무장이 아닌 이스라엘

과 팔레스타인의 국가적 신뢰가 쌓일 때 까지의 '한시적' 비무장이라면 이스라엘의 진정성이 지속된다는

전제하에서 눈여겨 볼만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판단은 독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책은 공산권 붕괴로 지원 국가가 사라져 재정적 어려움을 격는 PLO와 구 공산권의 유대인 이민으로 인한

인프라 부족 등 내부적 어려움을 겪고 있던 이스라엘이라는 배경하에서 백악관 앞에서 채결된 1993년의

평화협정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내의 강경론자들의 반발과 PLO의 부패, 극단주의자의 과격 행위등에

대한 진실된 개선 의지 등의 장애물을 넘는다면 팔레스타인 정세를 희망적으로 전개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될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17년이 지난 지금 까지도 팔레스타인의 평화가 요원한걸 생각하면 이 책이 확

실히 오래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올 초에 700여 페이지 분량의 개정판이 국내 출간된듯 한데

과연 배가까이 늘어난 페이지에 17년 간의 공백을 채워넣었을지 궁금하다. 알라딘에서 제공하는 목차만

보면 달라진 것은 없는 듯 한데... 어쨌든 직접 발로 뛴 언론인의 생생한 체험기라는 점에서 읽어볼만

한 가치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http://costa.egloos.com2010-11-13T15:15:540.3810

덧글

  • 에드워디안 2010/11/14 13:30 # 답글

    따지고 보면 팔레스타인 문제를 양산한 원흉은 영국이라 할 수 있죠. 1차대전 와중에 유대인과 아랍인에게 무책임하게 공수표를 남발했으니... 오스만 투르크 제국이야 워낙 말기 증상을 겪었던 탓에 붕괴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들 말하지만, 그래도 '만약' 투르크가 붕괴되지 않았다면 팔레스타인의 비극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소시민 2010/11/16 20:35 #

    오스만 제국이 시오니스트들의 이주 운동에 어떻게 대처했을련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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