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니아 찬가 책리뷰

카탈로니아 찬가카탈로니아 찬가 - 8점
조지 오웰 지음, 정영목 옮김/민음사

<동물농장>, <1984>등의 소설로 전체주의의 위험을 경고하고 <위건 부두로 가는 길>과 같은 르포집으로 처참한

하층계급의 현실과 이에 대한 자신의 사고를 적극적으로 드러낸 '정치적'인 작가 조지 오웰. 그는 1930년대 중

반 처절한 내전이 벌어지던 스페인의 전장으로 날아가 내전의 현장을 직접 경험한다. 전체주의적 파시즘과 현

실 사회주의 등 여러 사상을 가진 이들이 참전해 피흘린 참혹한 내전에서 현실참여적 작가 오웰은 많은 것을

느꼈을듯 하다. 마침 오웰은 <카탈로니아 찬가>라는 이름의 르포집을 통해 이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밝

혀냈다. 관심이 생겨 읽어보게 됬다.

소설이 주를 이루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한 작품으로 소개되어서 그런지 소설로 여기고 접근할 독자들이

많을듯 하다. 알라딘에도 외국 소설로 분류되어있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작품 자체는 소설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건조하게 기록한 르포집에 가깝다. 본인만 그런지 몰라도 소설적인 재미를 느끼기에는

문체가 너무 무미건조하다는 인상이다. 본인은 동일 작가의 르포집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도 비슷한 느낌

을 받았지만 이번 책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하게 느껴졌다. 덕분에 300P 가량 되는 그리 많지 않은 분량에도

일독하는데 꽤 오래걸렸다.

일단 오웰은 스페인에 있는 동안 바르셀로나와 그 주변 전장에만 체류했다. 따라서 작품 또한 체류 기간 동안

의 바르셀로나의 분위기와 직접 느낀 전장의 동태, 그에 얽힌 통일노동자당과 스페인공산당의 갈등이라는 배경

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아무래도 오웰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스페인 내전의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소흘해

질 수 밖에 없기에 이 책을 스페인 내전에 대한 전반적인 입문서로 쓰기에는 애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현실 사회주의의 '바티칸' 소련의 이기는게 우선이기 때문에 부르주아적 색채를 배제하지 않는 등 혁명적 색채

를 후퇴시켜야 한다는 의중을 충실히 따르는 중앙 정부의 스페인 공산당과 봉건적 질서 해체와 노동자 중심의

평등한 사회 건설이라는 혁명 진전이 승리라 믿는 통일노동자당의 대립이 오웰이 목격한 비극적 파국, 즉 통일

노동자당의 불법화와 관련자들의 구속, 총살을 불러일으킨 주요한 배경이다. 프랑코의 파시스트 군대에 맞서

싸워야할 입장에서 이런 분열은 결코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통일노동자당의 전선에는 소련에

서 주로 공급받는 무기들이 충분히 보급되지 못해 무장 상태가 엉망이었다는 점에 더욱 그렇다.

노선갈등 자체는 어느 집단에서나 충분히 일어날수 있고 기계적으로 막을수 있는 사안이 아닐것이다. 하지만

이런 노선갈등은 매너나 방법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기 마련인데 그 점에서 스페인공산당과 통일노동자당과의

관계는 오웰의 환멸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언론조작과 낙인찍기라는 비신사적이고 위험한 수단을 통해 스

페인공산당은 통일노동자당을 무너뜨린다. 현실사회권의 최고 욕일 '트로츠키주의자'와 '파시스트협력자'라는

낙인이 통일노동자에게로 돌아갔고 이는 스페인공산당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스페인내 좌익 언론과 소련의 노선

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타국의 좌파 언론의 왜곡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었다. 덕분에 스페인 내의 사회주의 혁명

가속화 분위기는 서방 좌파 언론에는 한 줄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런 행위는 생각의 차이를 넘어 공정한 룰을 깼다는 점에서 비판받을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혁명보다는 승리가

우선(혁명의 후퇴까지는 아니라는 점에서 스페인공산당의 입장과도 차별화되지만)이라는 입장에는 어느정도 공감

을 표함으로 통일노동자당의 노선과는 차이를 보인 오웰 또한 잔인한 통일노동자당 해체를 목격한 뒤 바로 스페

인을 떠나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았을까. 물론 통일노동자당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자신의 안위 자체가 위험

에 빠졌던게 일차적 원인이긴 하지만은 말이다.

그렇기에 이런 일그러진 현장의 기록을 '찬가'로 이름붙인것은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것이다. 아무래도 오웰

은 지도층 단계의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는 극단의 노선 갈등에 묻히는 스페인 노동자와 의용군의 순수한 열

정을 주목한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그래도 군대내에서 계급에 구애받지 않고 경어체 사용, 동일 임금 받기 등

의 '평등'을 실현하는것은 보통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그 순수한 열정이

획신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역사의 현장을 직접 경험한 지식인의 생생한 기록이라는 가치 자체는 충분하다, 하지만 소설적인 재미

라든지 스페인 내전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와 같은 오웰이 크게 의도하지는 않았을 점을 이 작품에서 기대한

독자라면 잘 맞지 않을 수도 있겠다. 아무래도 본인은 그런 독자에 속하는듯 하다.
http://costa.egloos.com2010-10-31T14:56:54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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