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폭풍 - 게르만족의 대이동 책리뷰

유럽의 폭풍유럽의 폭풍 - 8점
페터 아렌스 지음, 이재원 옮김/들녘(코기토)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던 로마 제국이 몰락한 계기로 흔히들 게르만족의 대이동을 떠올릴 것이다. 4 ~ 5세기

에 걸쳐 일어난 본래 로마 국경 너머에 살아가던 게르만족의 로마 제국 영내 이동은 로마 제국의 해체를 불러

일으켰고 그 위에 세워진 게르만족 국가들의 명멸부터 서양 중세가 시작되었다고 흔히들 인식하는데... 뭔가

지나치게 간략화되 정리된 내용인듯 하다. <유럽의 폭풍 - 게르만족의 대이동>이 이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

줄수 있을듯해 읽어보게 됬다.

기원전 2세기경 킴브리, 테우토네스족의 로마 영내 이동, 카이사르의 갈리아 원정으로 인한 로마와 게르만

족의 조우에서 로마의 영역이 라인강 안쪽에 그치게된 계기인 토이토부르거 숲의 전투, 훈족의 도래와 그에

이은 고트, 반달 등 게르만족의 이동, 800년 로마 교황의 샤를마뉴 대제에 대한 로마 황제직 수여까지의 일

련의 게르만족과 로마제국의 관계사를 다루었다. 게르만족의 풍습과 쾰른 등 로마제국과 게르만족의 영역

경계 도시에 대한 양상, 이후 근대 독일 학자들의 로마에 대항한 게르만족이라는 '민족 정체성' 확립시도

등의 사이드 주제도 볼만하다.

게르만족의 이동 부분에 와서는 각 종족 별의 흥망이 정리된 형태라 크게 신경쓰일 정도는 아니지만 시간 관

계가 잘 정리되지 않을수도 있다. 그래도 책 뒷편의 연표가 잘 되 있어 이를 활용하면 될 것이다. 책 본문

에는 지도, 유적 유물 사진, 기록 그림 등 흑백 사진 자료가 적절히 배치되 있으며 책 중간에는 컬러 자료

사진을 14P 가량의 분량으로 따로 모아 정리된 부분이 있다.

게르만족을 '흉포하고 야만적인 민족'이 아닌 거친 환경을 나름 이겨내가면서 살아간 보통 인간들로 소개한

다. 로마와 훈족이 대치했을때 서 고트는 로마와, 동 고트는 훈족과 연합하는 등 종족에 따라 서로 다른

진영에 섰으며 근대 독일 학자들에 의해 로마로부터 '독일 민족'을 지켜낸 '민족 영웅'으로 해석된 아르미니

우스는 어떤 동족 의식을 가졌다기 보다는 자신의 권력을 지키는데 중점을 두었을거라고 말하는 등 고대 게르만

족을 근대의 민족주의적 관점의 틀에 묶어 놓을수는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고대 게르만족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여러 국가 역사의 중요한 공통적 흔적이기에 어느 민족의 전유물

로 '재정의'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훈족의 도래로 게르만족의 이동이 촉발되 서로마 제국이 무너졌다는 중학교 사회 교과서의 간략한 서술만

으로는 유럽 고대 문명의 붕괴가 급작스럽게 일어났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유럽의 폭풍>은 로마와 게르

마니아의 경계는 라인강 등 자연적인 경계선에 따른것으로 로마인과 게르만족의 주거지의 경계선이 아님을

지적한다. 즉 훈족이 도래하기 수백년 전에도 로마 제국 영내에는 게르만족이 살았으며 그 중 로마화가 된

이들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대 게르만족과 그들의 대이동에 대해 개략적인 지식을 얻고 싶은 독자에게 맞는 책이다.

http://costa.egloos.com2010-09-21T08:53:000.3810

덧글

  • Mr 스노우 2010/09/21 18:43 # 답글

    오옷 급관심이 생기는군요. 서점갈때 찾아봐야겠네요.
  • 소시민 2010/09/21 18:45 #

    그리 심도있게 들어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걸 얻고 싶은 생각에 보신다면 실망하실수도 있습니다.

    Mr 스노우님의 내공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고요. ㅎㅎ 물론 가볍게 정리하고자 하는 의도라면 괜찮을겁니다.
  • 에드워디안 2010/09/21 19:04 # 답글

    콧수염 총통이 독일인이야말로 가장 게르만적 혈통을 보존했다고 떠들어댔지만, 사실 독일인은 게르만족 가운데서도 가장 '슬라브화'가 진행된 민족이라고 하죠(13세기 동방식민의 영향으로) . 오히려 네덜란드나 스칸디나비아인들이 게르만족의 혈통에 가장 가깝다고 합니다.
  • 소시민 2010/09/23 20:35 #

    고트족 등 몇 몇 게르만족의 일파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 기원했다고 하니까요.
  • dunkbear 2010/09/21 19:34 # 답글

    무엇보다 그 당시에는 지금의 '민족주의' 개념이 있었을 리 없겠죠...

    아무튼 흥미가 당기는 책이네요. 저는 저 분야 내공이 별로라서... ^^;;;
  • 소시민 2010/09/23 20:36 #

    저도 내공은 별로여서... 초심자분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책인듯 합니다.
  • 들꽃향기 2010/09/22 02:44 # 답글

    사실 게르만족 다수가 로마화 되었고, 로마인 군벌 못지 않게 당시 사회의 분열에서 흡수-연속되는 점이 많았다는 것은 근래 서양의 수정주의 사학에서는 통설화 된 것 같습니다. ㄷㄷ
  • 소시민 2010/09/23 20:36 #

    이 책이 그런 학계의 동행을 반영한것 같네요. ㅎㅎ
  • 행인1 2010/09/22 19:55 # 답글

    그러고보니 서로마 말기쯤 오면 많은 '게르만' 족장들은 로마 관직(주로 군사 고위직)을 보유하고 있었죠.
  • 소시민 2010/09/27 17:58 #

    스틸리코라든지 오도아케르라든지 중앙에서 힘을 발휘한 게르만 출신 인사들도 많은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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