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에 나온 야만과 희극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후쿠자와 유키치는 1860년 막부 사절단의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한다. 미국으로 가는 중 배 안에서 이런 일이

생겼는데...

... 어쨌든 식수 외에는 물을 써서는 안되었다. 그런데 그 당시 사람들을 크게 감동시킨 일이 있었다. 그 배에는

미국인 선원이 너덧명 있었는데, 그 선원들이 툭하면 물을 쓰기에, 캡틴 부르크에게 "선원들이 물을 너무 써서

곤란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캡틴이 대답하기를 "물을 쓰면 즉시 총으로 쏴 죽여라. 그런 사람은 공동의 적이니 

설득할 필요도 없고 이유를 물어볼 필요도 없다. 즉각 총살하라" 하는 것이었다. 따지고 보면 옳은 말이었다.

그리하여 선원들을 불러 모아서는, 물을 쓰면 총으로 쏴 죽일 테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말하여 물을 절약하게

되었고, 결국 물이 떨어지는 일 없이 그럭저럭 96명 전원이 무사히 미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

                                                                                                      <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 135P

물론 물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낭비를 억제하는게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바로 보자마자 쏘라는 것은 현대의

인권 기준으로 봤을땐 너무나 잔혹한 일이다. 비록 규율을 철저히 지킨다는 점을 주시했겠지만 이를 보고 '감명'

받았다는 후쿠자와 유키치의 인식도 한계가 있어보인다. 이전에 하와이에서 물을 보급 받자는 논의가 나왔지만

결국 실행에 옮겨지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시 그 상황에서도 대안은 있었는데 말이다. 일정에 쫓겨서 그런

것일까?

한 편 막말에는 양이론이 득세하면서 서양학문을 공부하는 이들에 대한 암살이 잦았다. 후쿠자와 유키치도 암

살을 매우 두려워 했는데 다음은 그런 시도 중 하나다.

... 나카쓰의 유지자 즉 암살자들은 가네야라는 곳에 집결해, 오늘밤 드디에 우노시마로 몰려가 후쿠자와를 죽이

자며 결의했다. 후쿠자와가 최근 오쿠다이라의 젊은 도노사마를 부추겨 미국에 넘기려고 갖은 획책을 다하고 

있으니 괘씸하다, 용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죄명이 그러하니 만장일치, 매국노의 처벌에 이론은 없었다. 

 후쿠자와의 운명은 벼랑 끝에 놓여 있었다. 노인과 어린애가 자고 있는 곳에 혈기왕성한 청년들이 들이닥치면

도저히 살아 나갈 가망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도 신기한 일이랄까, 하늘의 도움이랄까, 청년 사이에 논쟁이 벌어

졌다. 그야말로 오늘밤은 절호의 기회니 가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 확실한데, 수훈공로를 다투는 것이 무사들의

습성이었다.  패거리 중 두세 명이  "내가 먼저 가겠다" 하자, 다른 자들이 "그럴순 없지, 내 손으로 처치할 테야"

하고 주장하여 옥신각신하던 끝에 자중지란이 벌어졌고, 결국은 밤이 깊도록 결말이 나지 않았다. 너무 시끄럽

세 싸워서 큰 목소리가 인근까지 다 들렸다. 그 옆집에 나카니시 요다유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나보다도 나이

가 훨씬 많은 사람이었는데, 그가 무슨 일인가 싶어 나가 보니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나카니시

는 역시 노숙한 사족겁게 "사람을 죽이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니, 그만두는 게 좋을 거다" 하고 만류했지만, 젊은이

들은 좀처럼 말을 듣지 않고 "아니, 그만둘 수 없다" 하며 당당하게 나왔다. 그만둬라, 아니 그만둘 수 없다 하며

이번에는 노인을 상대로 한바탕 논쟁이 벌어져 옥신각신하다가 날이 샜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날 아침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무사히 고베에 도착했다. ...

                                                                                                <후쿠자와 유키치 자서전> 259 ~ 260P

이야말로 소탐대실의 전형적인 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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