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힘 책리뷰

조선의 힘조선의 힘 - 8점
오항녕 지음/역사비평사

14세기 후반에 시작되 불과 100년 전에 멸망한 한국의 마지막이자 가장 보편적으로 인식되는 전통 체제 국가

조선. 역사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을 볼 때 조선이라는 체제의 유산은 분명 현대 한국 사회의 기저에 존재하고

어느 정도 현대 사회의 양상에 영향을 줄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에 대한 인식이 참으로 중요하지만 현재

조선에 대한 대중의 지배적인 의식은 '공리공론과 당쟁에만 몰두한 한심한 체제'라고 정리할 수 있을듯 하다.

정말로 조선은 그러한 부정적인 인식으로만 평가할 수 밖에 없을까? 오항녕의 <조선의 힘>은 그러한 인식에

정면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조선을 위한 변명'이다. 사실 공감할만할 사관과 적합한 사료 인용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변명'이라는 수사는 적합하지 않을것이다.

저자는 경연, 실록 등의 제도와 대동법 시행, 단종 복권을 위한 100여년 이상이라는 오랜 기간의 노력에서

나타나는 조선의 '저력'과 성리학과 광해군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대한 반박을 통해 부당하게 '얻어 맞은'

조선에 온당한 평가를 내리려 한다. 몇 몇 대표적인 사례를 중점으로 삼은 대중서적 성격을 보이지만 동시에

상당한 깊이가 있다. 저자 자신이 어려운 것은 어렵게 써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일까. 성리학에 대한 사상적

인 설명은 이해하기가 상당히 쉽지 않았다. 그 외에도 조선에 대한 원론적인 공부를 하지 않으면 쉽게 들어

오지 않는 고유명사도 간간히 보이지만 그에 대한 설명은 상당히 부족한 느낌이다. 주석이 좀 더 보강되었으

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는 '콩쥐 팥쥐' 프레임으로 이름 붙인 역사 인물과 현상에 대한 흑백논리적인 대립적 구도와 근대주의에

대한 맹신, '실용'과 '명분'을 따로 구분짓는 태도, 현재의 시점으로 과거 재단하기 등 우리 사회에 팽배한

역사 인식에 대해 강하게 비판한다. 특히 역사 베스트셀러 작가로 유명한 '이덕일'에 대해서는 연도를 잘못

보거나 시호를 착각하는등 사료를 '오독'함으로 책임감없는 역사 서술을 했다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인다.

이러한 인식으로 조선은 부당하게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경연'을 통해 임금은 부단히 신하들로부터 '성군'으로서의 자격을 입증받는 시험을 받았으며 조선의 유교적

'예치'의 이념 체계인 '강상'은 '갑'인 임금, 아비, 부군의 권위만을 보장한것이 아닌 그에 걸맞는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책무 또한 강조한다. 나름의 견제적 장치라는 시스템이 조선 시대에 갖추어진 것이다. 백성의

공납 부담을 덜고자 하는 '대동법' 시행을 위한 노력이 '개혁군주' 광해군에게는 저지당하고 '공리공론에만

몰두했다고' 인식되는 송시열의 큰 지지를 받았다는 점은 기존의 일차원적인 역사인식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잘 보여준다.

사실 조선에 대해 옹호적인 입장을 편다 해도 모든 부분이 긍정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수는 없으며 저자도 자

유 민주 확립 등 근대의 긍정적 가치를 인정하듯이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고 그럼으로 현대인의 시각으로는 이

해되지 않는 조선의 양상이 존재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인들에게선 당시의 제반 환경을 넘어선 생각이

나오기 힘들며 대동법 시행과 단종 복권이 각각 100년, 250년이 걸렸듯이 역사의 변화는 그리 뚝딱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면 조선은 제한된 환경 속에서 나름의 저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전체 국가 예산의 20% 가량을 궁궐 건축에 쓴 '개혁 군주' 광해군의 부정적인 면모 등 미쳐 알지 못했던 사

실을 알게 된 것도 좋은 소득이었지만 '근대'가 역사 흐름의 유일한 '선택지'가 아니라는 인식과 '콩쥐 팥쥐'

프레임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지양해야 한다는 저자의 사관에는 본인 역시 크게 공감하기에 책을 읽은게 후

회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선의 한계에 대한 합리적인 비판과 이를 넘어 조선을 어떻게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저서도 찾아봄으로 알아봐야 되겠지만 최소한 조선에

대한 '부당한' 비판에 대해서는 해명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http://costa.egloos.com2010-06-25T08:00:100.3810

덧글

  • 네비아찌 2010/06/25 17:24 # 답글

    말씀처럼 정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추 합니다.
  • 소시민 2010/06/26 20:30 #

    한번 쯤 읽어볼만할 책입니다.~
  • Red-Wolf 2010/06/25 19:07 # 답글

    나중에 읽어봐야겠군요 저도 조선에 대해서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는지라
  • 소시민 2010/06/26 20:31 #

    최소한 부당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에 대한 해명은 잘되 있는듯 합니다.
  • Mr 스노우 2010/06/25 21:43 # 답글

    한국사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무개념 조선까들은 이책을 필히 보아야 합니다.
  • 소시민 2010/06/26 20:31 #

    동감합니다.
  • bonjo 2010/06/25 22:46 # 답글

    저도 마침 이 책을 오늘 다 읽었는데, 리뷰하신 글을 읽으니 다시 정리가 됩니다.
  • 소시민 2010/06/26 20:31 #

    도움이 되었다니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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