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유로 세대 책리뷰

천 유로 세대천 유로 세대 - 8점
안토니오 인코르바이아.알레산드로 리마싸 지음, 김효진 옮김/예담

국내의 청년 노동 빈곤화를 지적한 <88만원 세대>와 비슷한 제목인 <천유로 세대>. <천유로 세대>가 <88만원

세대>보다 1년 가량 먼저 국내에 출판됬으니 <천유로 세대>가 <88만원 세대>라는 타이틀을 붙이는데 영향을

미쳤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름 흥미로워 보여 읽어봤다. 이탈리아의 '88만원 세대'들의 모습은 과연 어

떠할까?

한 달에 '1028 유로'를 버는 핸드폰 부품회사 MRW의 비정규직 노동자 클라우디오, 한 달에 '1100 유로'를 버

는 우체국 직원 알레시오, 이것 저것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 대가로 제일 많이 받을 땐 '900 유로'를

손에 쥐는 로셀라, 집에서 주는 '1500 유로'로 클럽에서 삶을 즐기는(...) 대학생 마테오. 같은 방에서 사는

이들 '천유로 세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클라우디오의 시점으로 서술해낸 소설이다.

천유로는 현재 환율 기준으로 우리 돈 146만 8400원의 가치를 지닌 금액이다. '88만원' 보다는 많은 금액이긴

하나 이를 연수입으로 환산하면 1700여 만원 정도니 우리 기준으로도 분명 적은 액수다. 덕분에 이들 '천유로

세대'는 매우 빡시게 산다! 칫솔을 디스카운트 몰보다 2배나 비싸게 파는 백화점 이용은 엄두도 못내며 22유

로 가까이 되는 비싼 음반 가격에 불평하면서 '불법 다운로드'를 이용하며(뒷거래로 팔지 않는게 아닌 구매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 일단 다운 받는 것은 불법 복제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클라우디오의 논리에는

동의하기 힘들지만 환경이 그리 만든 것이니) 마테오의 부주의로 가스요금이 평소보다 300유로 가까이 더 많

이 나오자 평소에는 조용한 알레시오가 DVD 플레이어를 부셔버릴 정도로 크게 분노하는 모습 등 (물론 불필요

한 지출은 빈부에 관계없이 반가운 일을 아니지만 여유가 있는 집안이라면 이 정도로 과격한 반응까지는 나오

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이 그런 사례다.

그런 저임금을 받아가면서 일하는 직장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고용이 크게 불안하다. 6개월간 무급으로

일하고 나서 사측의 재계약 여부에 숨을 졸이는 수습생들 천지니 시위대 추산 50만명 경찰 추산 7만 8천명 규

모의 수습직 파업이 일어나는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모른다. (작게 언급된 것으로 주인공이 참여한것은 아니

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나름 살아간다! 이들도 여행과 파티 계획을 세우며 연애를 하고 친구와 시시껄렁한 대화를

즐긴다. 물론 여행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소장품을 이베이에 내놓으려 생각하는 등 천유로라는 금전적

한계에 갇혀 마음껏 발산해 내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천유로 세대>에 나타난 사회의 단면들이 '88만원 세대'의 나라 한국에서 보여지는 양상과 유

사한 모습을 가지는 사례가 종종 보인다는 것이다. '청년의 희망'이라고 말은 잘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내놓

지는 못하는 늙은 정치인들, 국세청 모모씨의 아들이 들어와 영화지의 칼럼 필자 자리를 잃은 알레시오의 사

례로 대변되는 '낙하산'의 모습, 요새 젊은 것들은 신념도 불의에 맞서러는 의지도 없다고 한탄하는 '68 세대'

클라우디오의 삼촌의 모습까지! 묘하게 동질감이 느껴진다.

사실 책 본문에는 대안까지는 제시되지는 않는다. 책 뒷편의 저자 인터뷰를 통해 임시직의 임금을 정규직의 임

금에 맞춰 인상하는 등의 사회적인 차원의 보호가 필요하다는 식의 대안에 제시되지만 두루뭉실해 보인다. 쉽

게 읽히지만 '소설'로서는 그리 크게 재밌게 읽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청년 노동의 빈곤화가 우리 만의

현실을 아님을 인식하게 해줬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어떻게 국제적인 연대가 필요하지 않을

까 싶다.
http://costa.egloos.com2010-05-07T03:40:35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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