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쪼가리 자작 책리뷰

반쪼가리 자작반쪼가리 자작 - 6점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민음사

이탈로 칼비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과 <나무 위의 남작>을 워낙 재미있게 읽어 동일 작가의 작품인 <반

쪼가리 자작>도 크게 기대됬다. 더욱이 <나무 위의 남작>과 함께 칼비노의 '우리들의 선조' 3부작에 들어가

는 작품이기에 서로 공유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됬다.

17세기 말 오스트리아와 오스만 제국과의 전쟁에 참전 하던 중 오스만 군의 포탄에 맞아 몸이 세로로 정확히

반쪽으로 나뉘어진 메다르도 자작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이다. 육체 뿐 만이 나뉘어진게 아닌 '선한 메다르

도'와 '악한 메다르도'로 정신까지 나뉘어졌다. 작품은 이 두 '반쪼가리 자작'이 자작의 영지에 나타나 벌이

는 사건과 이에 대한 영지민들의 반응을 그려낸다. 확률은 극히 낮아도 시행 자체는 불가능해 보이지 않았던

<나무 위의 남작>의 주인공 코지모의 나무 위에서의 삶과는 달리 이 작품에 제시된 메다르도 자작은 정말 실

제로는 실현 불가능한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사형 집행을 남발하고 다리를 무너뜨려 그 위를 지나가려는 주민들을 몰살하고 동식물들을 '반쪼가리'화 시키

는 기이한 악행을 저지르는 '악한 남작'과 방랑하면서 어려운 이를 발견할때마다 도움을 주나 나병촌의 '외설

적인' 음악을 금지시키고 위그노 마을에 식량이 부족한 영주민들을 위해 무리하게 낮은 가격으로 곡식을 판매

할것을 요구 하는 등 결벽한 도덕적인 자세를 보이는 '선한 남작'에 영지민들은 이 둘 모두에 염증을 느낀다.

악하든 선하든 근본주의적인 경직된 자세는 '일반인'에게 큰 불편함과 부담감, 더 나아가 공포감을 주기 마련

이다. 선과 악이 어느 정도 혼재한 '완전한 육체'를 가진 '불완전한 정신'을 가진 일반인으로 살아가는게 얼마

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작품은 이 역시 복잡한 사회를 해쳐나가기에는 너무나 '불완전'

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적은 작품의 주제 의식은 매우 공감이 간다. 이를 표현해내기 위한 환상적인 설정도 매력적으로 보인

다.하지만 이외로 읽는 재미는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14P라는 짧은 분량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사건이 풍족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한마디로 스토리 전개에 필요한 부분 외에는 다 쳐냈다고

말할 수 있다. <나무 위의 남작>의 풍부하고 긴 서사가 마음에 들었기에 <반쪼가리 자작>의 이러한 구성은

약간 실망스러웠다.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더 길게 써 이야기에 살을 좀 더 찌

웠다면 더 좋았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름 의미는 있지만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한 작품이다. <나무 위의 남작>을 먼저 읽지 않았다면 좀 더 괜찮게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나무 위의 남작>에서 좋았던 점들이 이 작품에서 꼭 나타야할 이유는 없지만 아무래

도 '동일 작가''같은 시리즈 내 작품'이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로울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우리들의 선조'

시리즈의 마지막 남은 조각 <존재하지 않는 기사>가 하루 빨리 재출간 됬으면 한다.
http://costa.egloos.com2010-04-24T05:39:43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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