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사용후기 책리뷰

뉴라이트 사용후기뉴라이트 사용후기 - 8점
한윤형 지음/개마고원

주목받는 20대 논객 중 한 사람인 한윤형이 <뉴라이트 사용후기>라는 톡톡 튀는 제목의 책을 통해 뉴라이트를

분석했다고 해 그의 시각이 궁금해 한 번 읽어보게 됬다.

뉴라이트 분석을 전면에 내새웠지만 비단 뉴라이트 뿐만이 아닌 그들을 비판하는 세력들의 모습 또한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고 일제 시대와 독재 정권 시기를 넘어 그에 얽힌 현재의 정치 구도까지 다룬 책이다.

주로 강준만의 <한국 현대사 산책>, 이영훈의 <대한민국 이야기> 등 대중적 성격이 강한 2차 자료에서 논지의

근거를 인용하며 한윤형 본인도 자신은 전공자가 아님을 누누이 강조한다. 즉 1차 사료를 통한 치밀한 역사적

분석을 기대한 고급 독자라면 성에 차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을 독자의 절대 다수에겐 상당히 흥미

롭고 새롭게 느껴 질만할 내용이기에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저자는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재미있게 열독한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재치있는

표현이 이따금씩 등장한다. 운동권의 경직된 민중관을 '가히 심형래가 '투명드래곤'을 영화화 하는 소리'라

비판하고 보수 인사의 대북관을 '보수주의자들이 스스로 머리에 뿔 난 도깨비처럼 선전 해온 북한 지도부의

'선량함'에 기댈수 밖에 없는 현실은 정말이지 웃지 못할 코미디다'라는 표현을 반복함으로 조롱하는 서술이

그 예다. 그렇다고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처럼 책 전체가 재치있는 조롱조의 어조로 가득찬건 아니다. 전

반적으로 진지하게 논리적으로 전개되지만 이따금씩 위와 같은 표현들이 보조적으로 등장한다고 보면 된다.

저자는 진보 진영 혹은 대중의 뉴라이트 비판이 마치 '포장지를 뜯지 않고 상품을 비판하는 것'과 같다고 말

한다. 이영훈 등 뉴라이트 계열 사회 경제학자의 '식민지 근대화론'는 일제 식민지 시기를 미화하기 위한 담

론이 아니며 기존 학계가 보지 못한 식민지 시기의 측면을 조명할 수 있는 관점으로도 볼 수 있다 말하며

뉴라이트의 대안 교과서에 실린 '테러리스트 김구'라는 서술에 대해서도 '테러리즘'은 사실판단의 개념적 정

의에 가까우며 이러한 서술에 도덕적인 재단을 할 필요가 없다. 즉 김구를 옹호하려면 그가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긍정하고 이는 정당했다고 주장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서술들을 통해 뉴라이트

비판의 초점이 엉뚱하게 맞쳐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다른 관점에서 뉴라이트를 비판할 여지를 찾아냈는데 주로 뉴라이트의 주장이 자신들이 견지하는

이론과 모순되는 사례, 혹은 자신들의 주장에 배치되는 팩트를 배제하는 양상을 지적하는 방식을 통해서다.

민족주의를 혐오하는 뉴라이트가 어째서 민족주의적 정서를 크게 활용함으로 반탁 분위기를 이끌어낸 우익 세

력은 그에 맞게 비판하지 않는지 의문을 표하고 자유시장경제체제를 옹호하는 뉴라이트가 어째서 국가주도적

성격이 강했던 박정희 정권의 경제 개발 정책에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지에 대해서 의아해하며 대한민국 '건국'

을 통한 자유민주체제의 성립을 강조하면서 '건국 과정'에 벌어졌던 반대파 학살이라는 '비민주적' 행위에는

나몰라라 하는 뉴라이트의 모습에 당황스러워 하는게 그 예다.

저자는 진보 진영의 초점이 빗나간 뉴라이트 비판과 뉴라이트의 모순된 주장이 서로 같은 곳에서 근원한다고

말한다. 바로 각자가 연관된 정치적 포지션의 입장에서 어긋나지 않기 위한 것으로, 즉 현재의 극단적인 편가

르기식 정치 구도의 부산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참여정부와 진보정당의 지나친 '민중주의적' 이념

접근, 보수 세력의 경직된 대북관과 소통 부재를 모두 비판하는 등의 현재 정치 양상 비판으로까지 나아가는

책의 서술은 문제의 근원을 잡아냈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다.

비록 <대한민국 이야기>, <고종 황제 역사 청문회> 이 두권의 책을 통해서만 형성된 것이지만 뉴라이트 계열

경제사회학자들의 '식근론'이 일제 통치를 정당화 시키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것이 아니며 이는 명확한 수치

위주의 근거를 통해서 비판해야지 감정적인 민족주의적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이전부터 가졌기 때

문인지 본인은 한윤형의 의견에 대체적으로 크게 공감이 갔다. 뉴라이트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견해 비평에

비해 뉴라이트의 정치적 견해에 대해선 구체적인 사례 분석까지는 나가지 못한듯해 아쉽지만 뉴라이트에 대해

피상적인 인상만을 가진 독자라면 크게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http://costa.egloos.com2010-04-19T09:22:360.3810

덧글

  • dunkbear 2010/04/19 19:13 # 답글

    좋은 내용이긴 합니다만... 뭐라고 해야 할까요... 권투로 말하면 벨트 아래를 치는 것부터
    모든 반칙 다 쓰는 상대에게 정정당당하게 싸우라는 논조로 들려서 좀... 고지식하다고나
    할까 하는 인상을 받기는 합니다... 뭐 책을 읽어봐야 알겠지만요.

    다만 '테러리스트 김구'의 경우... 일반교양서적이나 학술서적이라면 몰라도 역사가 무엇
    이고 왜 존재하는 가 등 근본적인 성찰을 하기 미숙한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교과서에 그
    런 표현을 싣는게 타당한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뉴라이트의 대안 교과서가 김구만 아니라 이승만및 다른 인물들에게도 그렇게 '사실
    관계'적인 잣대를 들이댔는지도 알아야겠지만요. 읽지는 않았지만 제가 보기엔 그러지 않
    았을 것으로 봅니다. 진짜 그렇다면 김구에 대한 표현은 이중잣대일 수 밖에 없겠죠. ^^;;;
  • 소시민 2010/04/20 23:32 #

    개인적으로는 현 진보진영이 잡아야 할 방향을 잘 제시했다고는 보지만 독자에 따라 다르겠죠

    본문에도 언급했듯이 뉴라이트 세력은 이승만에 대해 편향된 애정을 보이고는 있죠. 저자도

    잠깐 뉴라이트의 김구 테러리스트 서술은 임시정부의 활동을 반체제적인 것으로 묘사하려는

    의도로 보여 찜찝했다고는 밝힙니다. 물론 그 뒤에 반체제적인게 사회를 더 건강하게 만들수

    도 있다며 이것이 정당하다고 말하는게 정말로 김구를 옹호하는 것으로 말하지만요.

    개인적으론 민족주의 사관과 뉴라이트 사관 등 여러 사관을 소개하는 것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과서 체제를 개편하는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 들꽃향기 2010/04/20 00:32 # 답글

    한윤형씨 본인은 비전공자라고 말하지만, 그에 못지 않은 공부와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전공자'로서는 함부로 할 수 없는 얘기를 속시원하게 하는 측면도 있죠.ㅎㅎ

    사실 민족주의적(?) 사학계에서 뉴라이트(혹은 식민지근대화론)을 공격하는 양상의 대부분이, 사실 '허수아비 치기의 오류'라고 속시원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ㅎㅎ

    개인적으로는 북한경제에 대한 인식이 저와는 다소 다르긴 해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중에 야학 강습이나 무슨 교육봉사 같은 것을 한다면 교재로 쓰고 싶을 정도더군요. ㄷㄷ
  • 소시민 2010/04/20 23:40 #

    넵. 정말로 비판할만할 부분이 있기에 이보다는 겉보기에 대중의 민족적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부분을 터뜨린 기존 진보진영의 비판과 그에 따른 대중의 원색적인 비난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하긴 뉴라이트쪽도 나름 분파가 있는듯 하고 그 중 일부는 정치적으로 논란이 일만할 입장표명이

    자주 나오긴 하죠. 이 책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심층적으로 다루지는 않아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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