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여태까지 봐온 사극에 대한 기억 (1) 사극 관련

1. 한명회, 조광조, 장녹수, 서궁

본인이 태어난 이후로 제일 처음 '접한' 사극이다. 언제까지나 TV에서 방영하는 걸 목격했을 뿐이지 진지하게 본 것은

아니다. 기억나는 장면은 늙은 한명회가 바닷가에서 조약돌 탑을 쌓는 모습을 담은 오프닝과 한명회와 신숙주로 추정

되는 인물이 칼을 쓴체 옥에 갇혀 있는 장면(아마 이시애의 난 관련 방영분이 아니었을까) 뿐이다. 

그 이후로 KBS에서 방영한 조광조, 장녹수, 서궁도 잠깐 목격했지만 기억나는건 조광조 역을 맡은 배우가 유동근이고 

'해야 솟아라'로 끝나는 서궁의 주제가 마지막 부분 뿐 (...)

2. 찬란한 여명

아마 이 작품이 본인이 제대로 집중하고 본 첫 사극이 아닌가 싶다. 흥선대원군 집권기 부터 대한제국 성립까지를 다룬

구한말 사극으로 정보석씨가 김옥균 역을, 하희라씨가 명성황후 역을 맡은 것으로 기억한다. 갑신정변 이후는 3 ~ 4회

정도 분량으로 짧게 다루어진게 아쉬웠다. 워낙 오래전 사극이라 많은 기억은 안나지만 급진개화파 세력을 시청자로 

하여금 공감이 가도록 그려냈고 일본 등 해외 인사들이 한국어를 썼던걸로 기억한다 (...) 

3. 용의 눈물 

아직까지도 매니아들 사이에서 최고의 사극으로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월탄 박종화의 <세종대왕>을 원작으로 한 

사극이지만 정작 세종 시대 부분은 태종이 죽을 때 까지만 다루었다 (...) 조선 건국에서 왕자의 난, 태종과 양녕대군과

의 갈등이 그려진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왕자 시절 이방원이 사냥을 다녀온뒤 계모인 강비 앞에서 사냥감을 내던지는 

장면과 자신을 척살하려 온 이방원의 군사 앞에서 초연한 모습을 보인 정도전의 모습이 인상 깊어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다. 몇 몇 처형 장면은 너무 끔찍할것 같아 그 장면이 나올 때는 눈을 가렸던 기억도 난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양녕

대군이 주축으로 등장하는 후반부는 보지 않았다. 훗날 원작 소설 <세종대왕>을 보니 양녕대군의 비행이 어린 시절 목

격한 아버지의 피비린내나는 권력 투쟁에 환멸을 느껴 세자 자리를 버리기 위해 일부러 저질려 진 것으로 묘사되었는데 

드라마에서도 그렇게 그려졌는지 궁금하다.

4. 왕과 비

전작 용의 눈물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도에서 나왔는지 무려 용의 눈물의 오프닝 음악을 재활용했다.(...) 용의 눈물이

끝난 뒤 나온 작품 소개에서도 양녕대군이 후속작에서도 등장한다는 코멘트가 나온것으로 기억한다. 문종 사망부터 

계유정난, 세조 말년의 원상들과 신진세력의 대립 구도, 폐비 윤씨, 연산군의 폭정 까지를 다루었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중앙권력에서 밀려나 요절한 남이와 구성군이 안타깝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약간 허접하게 나온

(...) 중종반정 장면 뒤에 나온 초라한 유배지에서 죽음을 맞이한 연산군의 모습에서도 약간의 연민이 느껴졌다. 피로

물든 잔혹한 정치를 펼쳤지만 그도 한 인간이므로

최종원씨가 맡은 한명회는 어렴풋이 남아있던 이덕화씨가 연기한 '한명회'의 한명회와는 시각적으로 너무나 차이가 나

조금 당황스러웠다. 사실 실제 한명회를 생각하면 최종원씨가 맡은 한명회가 더 어울릴듯 하다. 이 작픔에서도 사육신

거열형 장면 등 잔인한 처형 장면을 그대로 묘사했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때도 본인은 그 장면이 나올 때 마다 눈을 가리

고 봤다.

'태조 왕건' 부터 지금까지 봐온 사극에 대해서는 다음에 올리겠다.

덧글

  • 뇌세척 2010/04/14 12:37 # 답글

    전 용의 눈물부터 기웃거리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말씀하신 강비에게 사냥감 내던지는 잠연은 저도 인상 깊었었는지 바로 기억속에서 재생되고(...)
    그외 다른 장면들도 많았지만 전 유독 민무구, 무질 형제가 유배지에서 신세한탄하던 게 가장 눈에 선합니다.
    재방송으로 가끔 할 때 보면 유동근 씨의 박력이 화면을 뚫고 나올 기세더군요.
  • 소시민 2010/04/15 18:18 #

    민무구와 민무질이 유배지에서 신세한탄하는 장면은 저도 어렴풋이 기억나네요 ㅎㅎ

    유동근씨 정말 간지 폭발이죠...
  • 위장효과 2010/04/14 12:57 # 답글

    연극배우 정진씨- 한명회도 있었습니다. 마봉춘이 나름 야심차게 내놨던 "조선왕조 500년"시리즈중 계유정난-세조 시절을 다룰 때 한명회역을 맡았죠. 당시 연극쪽으로만 활동하면서 상당히 어렵게 생활하던 정진씨가 이걸 기회로 해서 텔레비젼이나 영화쪽으로도 진출하셨고 살림도 좀 피셨을 겁니다^^(당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 기사 중에 "라면은 제대로 끓여야 맛있는데 하도 배가 고프니 그거 양을 좀 늘려볼까 해서 라면을 일부러 퉁퉁 불려서 먹었다." 라는 내용은 아직도 기억에^^)
    팔삭동이에 장애인, 인물이 정말 기괴했다는 한명회상에는 정진씨가 가장 들어맞았지요^^.(정진씨에겐 죄송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인물에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니) 정진씨도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어서 연기가 괜찮았지만 최종원씨 역시 연극에서 실력을 닦으셨는지라 본인만의 한명회를 창조하는데 성공했었지요. 최근 오만석-구혜선 투 톱이 나왔던 "왕의 남자"에서는 김종결씨가 한명회역을 맡았는데(이양반이 바로 전에 출연했던게 "황진이"에서 화담 서경덕 역) 성종 즉위-이후 부원군으로 정국 좌지우지하는 막후실력자의 필이 좀 약했습니다. 연기를 못하지는 않은데 내시부의 면면이 너무 개성이 강해서^^(니들이 게맛을 알아라든가 한의학교과서 저자가 내시부 수장으로 연달아 나오니...)

    용의 눈물에서 양녕대군역을 맡은 게 이민우씨였지요. 양녕대군이 옆길로 새게 된 계기가 된 게 자기 외삼촌들-그러니까 아버지 태종의 입장에서는 처남들-까지 다 죽이는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었다는 원작 설정을 충실하게 재현하긴 했는데 사실 실록보면 양녕대군이 개차반이었습니다. 왕과 비에서 보면 자기 동생의 손자-핏줄-을 아주 철저하게 죽이려고 조카 선동질하는 양녕대군이 나오지요.(그 양녕대군역을 맡으신 게 또 "니들이 게맛을 알아!""4주후에 뵙겠습니다."하시던 그분이었지요^^)
  • 소시민 2010/04/15 18:21 #

    정진씨라면 '태조 왕건'에서 능환 역을 맡은 그 분이군요. 생각해보니 한명회와도 잘 어울릴듯

    합니다 ㅎㅎ 김종결씨는 '왕과 비'에선 한치형역으로 출현했죠...

    신구 선생님의 온화한 미소를 생각하면 철저한 숙청을 주장하는 모습을 연기한게 상상이 잘

    안가네요 ㄷㄷㄷ
  • 自重自愛 2010/04/21 21:12 # 삭제

    <조선왕조 500년 - 설중매>에서는 양녕대군이 무려 '송기윤'씨였습니다. 영화 <어린 신부>의 문근영 아빠..... -o-;;;;
  • 들꽃향기 2010/04/14 15:43 # 답글

    용의 눈물이 처음 본 사극이었군요. ㄷㄷ 여명의 눈동자는 오히려 나중에 비디오 녹화한걸 봤었다는...=_=;
  • 소시민 2010/04/15 18:22 #

    여명의 눈동자는 이름만 들어봤네요. 생각해보면 언젠가 한 번 동남아 밀림의 일본군 기지 모습을

    TV에서 본것 같은데 그게 '여명의 눈동자'의 한 장면인것 같기도 하고... 정확힌 모르겠습니다.
  • 네비아찌 2010/04/14 16:32 # 답글

    저는 '조선왕조 500년-임진왜란' 편부터 사극을 제대로 본것 같습니다.
    지금 기억에 남는 건 모형으로 촬영된 해전 장면에서 불과 연기를 뿜으면서 전진하는 거북선,
    판옥선의 누각에 서서 칼을 휘두르며 "당파하라!"를 외치던 이순신 장군(고 김무생님),
    도탄에 빠진 나라를 어찌해야 한단 말이냐 하면서 근심하던 선조(현석님),
    교활한 적 우두머리 역을 잘 소화한 히데요시(정진님)
    그리고 허균(김주영님), 나중에 광해군을 홀리는 김개시(원미경님),
    일본으로 잡혀가 일본 성리학의 시조가 되는 강항(임채무님) 등등....
  • 소시민 2010/04/15 18:23 #

    고 김무생씨와 김주영씨, 정진씨는 그 때도 사극에서 활동하셨군요 ㅎㅎ

    고 김무생씨는 '용의 눈물'에서도 이성계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연기했는데

    조선왕조 500년에서 이순신을 연기했다니 궁금해지네요.
  • Mr 스노우 2010/04/14 19:55 # 답글

    1. 저도 한명회, 신숙주가 갇혀있던 장면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2. 서양인의 경우에는 외국어를 썼지요. 다만 국적불문 죄다 영어..-_- (하지만 묄렌도르프와 알렌이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던 명성황후에 비한다면야...

    3. 양녕대군 묘사는 원작과 흡사했습니다. 정사보다는 야사에 많이 의지했다고 봐야겠지요.
  • 소시민 2010/04/15 18:28 #

    명성황후에서는 손탁도 '한국어'를 섰죠. 배우도 한국분이었던것 같았고요...

    역시 양녕대군 묘사는 원작의 그걸 충실히 따랐나 보네요. 일단 그 것만 본다면 양녕대군에게

    연민이 가지만 야사에 가깝다니 단정짓는데는 주의를 기울어야 할것 같습니다.
  • 어릿광대 2010/04/16 06:59 # 답글

    저도 용의 눈물부터 사극보기 시작했네요..(그때부터 가진 역사에 대한 관심이 지금까지 이어진것일지도;;)
    양녕대군 비행은 권력 환멸때문에 일부러 저질러진것으로 기억하네요
    뭐 을파소님 글보고 진실을 알게되었지만요;;;
    kbs 프라임에서 1번에서 말한 사극을 재방송해줘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아 장녹수는 복지티비였던가 거기서 재방해줘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p.s 링크추가하고갑니다
  • 소시민 2010/04/16 23:21 #

    역시 원작에 나온대로 양녕대군의 비행이 다루어졌군요.

    링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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