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정치의 겉과 속 책리뷰

현대 정치의 겉과 속현대 정치의 겉과 속 - 8점
강준만 지음/인물과사상사

다작으로 유명한 정치 논객 강준만 교수의 책이다. 강 교수의 저작 중 <한국 현대사 산책>, <한국 근대사 산책>

구한말편, <한국인 코드>는 본인도 읽어봤고 꽤나 괜찮다는 인상을 받아 <현대 정치의 겉과 속>이라는 흥미로운

제목을 가진 이 책에도 관심이 가 읽어보게 됬다.

선거, 지방 자치, 대중의 정치 참여, 여론 등 한국 현대 정치의 주 요소들을 저자의 시각을 통해 진단한 책이다.

예전에는 강준만 교수가 꽤나 당파적인 성향이 뚜렸한 모습을 보여왔던걸로 아는데 작년 이맘때 쯤에 출간된 이

책에서는 저자의 뚜렸한 당파성은 보이지 않는다. 보수, 진보를 가릴것 없이 다양한 포지션에 위치한 이 들의

주장을 인용해 (하긴 이것은 강 교수의 저작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긴 하지만) 중립적이고 균형감각이

드러나는 논지를 펼치는 모습이 책에 나타난다. 촛불시위를 통해 나타난 '집단지성'의 순기능적 가능성을 소개

하면서도 이를 무조건 긍정함으로 자칫 그 위험성을 간과할 '다수의 독재'의 초래에 대한 우려 역시 언급한

점과 서울, 영남 등 지방 의회의 한나라당 독점 현상을 비판하는 동시에 호남 지방 의회의 민주당 독점 현상

또한 문제점으로서 지적하는 모습 등이 그 예다. 이따금씩 이는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해외에서도 나타난

부정적인 사례 (주로 미국) 또한 언급한다.

이 책의 백미라면 단연 책 뒷면에 40P 가량 정리되 있는 본문에 등장한 정치 용어 해설이다. 단순히 용어의 간

략한 정의만을 소개하는 것 만이 아닌 용어에 대한 저자 혹은 국내외 학자의 의견과 용어의 적용 사례가 잘

정리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본인이 지금까지 본 책 중에선 가장 훌륭한 해설을 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본인이 읽은 책의 양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앞으로 좀 더 책을 읽어나가면 보다 좋은 해설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만 말이다.

저자는 조선 말기와 일제 시대로 부터 내려오는 착취의 기억과 부실한 공적 사회 안전망 등에서 연유하는

소위 '줄'로 표현되는 사회 상류층과, 혹은 사회 상류층 간의 '끈끈한' 유대에서 비롯되는 사적 사회 안전망

, 'SKY'로 일컬어지는 명문대학이나 '서울' 등의 일극 중심의 '쏠림' 체제, 정당과 시스템 보다는 지도자 중

심의 정치판 등의 한국 사회의 특성을 지적하면서 이는 한국 사회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수한 특징이므로

분석과 대안을 위해선 서구에서 수입한 이론을 넘어선 우리 고유의 정치사회 이론 구축이 필요하다 주장한다.

이러한 저자의 문제 의식은 저자의 다른 저서 <한국인 코드>에도 소개된 내용이다. <한국인 코드>가 출간된

시기가 2006년 이라는걸 생각하면 3년이 지난후에도 똑같은 주장을 내놓았다는 점은 여러모로 안타깝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는 저자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그만큼 한국의 특수한 체제가 그만큼 견고하기 때문일 것

이다.

저자는 맺음말을 통해 우리 현실에 맞는 이론 정립을 통한 지방 현장에서 부터 시작되는 정치교육을 통해 정치

혁명을 이루어내자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민주주의는 한 번에 이루어낼 수 있는게 아닌 완성될 수 없는 영원

한 과정임을 강조한다. 본인도 작년에 저조한 투표율은 강압적인 투표 강제화가 아닌 투표를 의식주와 같은

당연한 행위로 인식하게 하는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짦은 포스팅을 했기에 정치교육의 중요성을 강조

하는 저자의 주장이 참 와닫고 한 번에 모든것을 이루고자 하는 '선의'의 급진주의에 대해서도 반대하는 편이

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완성될 수 없는 영원한 과정이라는 말에도 공감한다. 하지만 이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느낌

이 든다. 저자도 본문에 잠깐 지적했듯이 '서울'과 'SKY' 출신인에게 집중된 '떡'에 접근하기 위해 '줄'이라는

사적 사회안정망에 매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무력화 할 제도의 정착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저자의 다른 저작과 몇 몇 부분이 중복되었다는 느낌이 들지만 이 책 하나만 두고 보면 어느 당파에 매몰되지

않은 차분한 시각을 통해 풀어낸 공감할만할 저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 번 쯤 읽어볼만 하다.

http://costa.egloos.com2010-03-22T07:55:37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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