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책리뷰

삼성을 생각한다삼성을 생각한다 - 8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현대 한국인들 중 삼성의 제품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이는 아마 천연기념물 수준으로 매우 드물것이다.

핸드폰, TV, 아파트 등등 삼성의 손길은 이곳 저곳 여러 분야에 뻗혀 있고 해외에서도 상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승계논란, 사회고위층에 대한 광범위한 로비 등 사회정의 측면에서 볼때 매우 부적절한 행위

를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기업이기도 하다. 지난 2007년 '양심고백'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삼성 임원

출신 김용철 변호사가 최근 <삼성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내놓았다. 김용철 변호사는 이 책을 통해 이건희 일가의

특권 의식과 사회 정의에 배치되는 부적절한 행위의 구체적인 양상을 폭로하고 이런 행태가 결국은 삼성과 국가

전체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거라고 경고한다.

검찰과 삼성이라는 국내 파워집단에서 몸담아온 김용철 변호사 자신의 삶과 2007년 '양심선언'이 나오게 된 배

경과 전개, 결국 삼성에 면죄부를 준 사법부의 판결로 좌절된 결말, 자신이 본 삼성 내부의 실태와 이러한 행위

가 삼성, 그리고 국가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를 장장 448P에 달하는 책을 통해 서술했다. 책의 문체는

평이한 편으로 술술 읽히고 삼성에 대해 관대한 처분을 내린 판결에 대한 반박은 법리와 충분한 근거에 기반함

으로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삼성 내부의 실태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라고 들었다라는 카더라가 가끔 보이고

김용철 변호사 자신의 경험에 크게 의존했다는 한계(그에 관련된 당사자들이 자신의 치부를 쉽게 인정할리가

없으니까)가 있지만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인 내용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김용철 변호사가 말하는 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의 결사옹위단체다. 수많은 계열사들은 이건희 회장의 구조본이

시키는데로 움직여 자율성이 결여되 있으며 회계 조작, 실제 가치보다 더 많은 금액으로 거래가를 책정함으로

그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저지른다. 이와 같은 체제는 '회장님'의 회사돈을 빼돌림으로

축적한 비자금을 통한 사치와 'JY'(삼성에서는 이재용의 이름을 직접 쓰지 않고 이렇게 영문 이니셜을 통해

지칭한다 한다)로의 경영 승계라는 철저한 이건희 일가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형성된 것으로 회사의 진정한 경

쟁력과는 무관하다. 흔히들 어쨌든 이건희의 경영 능력만큼은 인정해야 하는게 아니냐라는 말을 하지만 이 책에

서는 귀족적인 사고와 명품 소유욕에 어두워 합리적인 경영 판단을 배제한체 무리한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결국

크게 실패하는 이건희와 그 일가의 사례가 종종 소개된다. 지난달에 읽은 한 삼성 임원 출신의 책 <당신이 만들

면 다릅니다>에선 7 4 제가 이건희 회장의 창조적 발상이 빛을 발한 한 사례라고 소개되지만 김용철 변호사는

7 4 제는 실질적인 근무시간을 늘리기만 했을뿐 결국은 삼성 자신이 포기한 체제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합리성

이 결여된 '회장님'의 결정을 견제할 임원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감히 '회장님'의 뜻을 거스를만할 체제가

아니니까

어릴적부터 한국 사회에서의 주류 사회 편입과 인맥 형성이 매우 중요함을 누누히 들어왔지만 그 구체적인 양상

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 그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게 됬다. 삼성이 뿌린 떡값은 사법부, 국세청,

언론 수뇌부에 광범위하게 퍼졌고 수뇌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이런 단체에서는 양심적으로 일하고 싶어도 윗선

의 눈치로 진행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진다. '모험'을 강행할 경우 '반기업정서'를 가진자로 낙인이 찍혀 재취업이

힘들어져 아직까지 사회안전망이 매우 빈약한 한국 사회에서 사실상 탈락하게 되는 비참한 결과를 맛보게 된다.

이러다 보니 윗선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빈약한 사회안전망은 인맥이라는 끈을 놓지 않기 위해 온갖 더러운

일을 가리지 않고 해야 하는 현상을 초래한다.

검사 시절부터 친척까지도 엄정하게 수사해 의절까지 가는등 강직하게 직무를 수행한 김용철 변호사. 그런 그의

'양심고백'에 '좌빨', '배신자', '전라디언'과 같은 사건의 본질과 관련이 없으나 큰 상처를 안기는 낙인을 찍

은 이들이 꽤 됬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를 알아보자마자 악수를 청하고 수줍게 응원

메세지를 전한 이들도 있었다. 아직은 작지만 문제의식을 가진 이들이 분명 있음을 확인했을때 아직 우리 사회는

희망이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김용철 변호사의 바람대로 '이기는게 정의가 아니라 정의가 이긴다'는 평범하

지만 실현되기 어려운 진리가 확고하게 이루어지는 사회가 왔으면 한다.
http://costa.egloos.com2010-03-03T02:24:110.3810

덧글

댓글 입력 영역



메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