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폭탄의 '평화'적인 이용법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 그즈음 헝가리 태생의 물리학자로 수소폭탄의 개발을 뒤에서 주도한 천재 가운데 하나이자 반미치광이였던

에드워드 텔러는 핵폭탄을 평화적 목적에도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냈다. 텔러와 원자력위원회에 포진한

그의 추종자들은 수소폭탄을 이용하면 지금까지 꿈도 못꾸던 대규모 토목공사를 너끈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컨대 산을 통째로 폭파시켜 거대한 노천 광산으로 만들고, 우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강의 흐름을 바꾸며, 오스트

레일리아의 대산호초처럼 선박 수송과 교류를 방해하는 거추장스런 장애물을 날려버릴 수 있다는 공상이었다. 그렇

게만 된다면 유럽의 다뉴브강을 자본주의 국가만 통과하도록 흐름을 바꿔버릴 수도 있었다. 이런 공상에 흠뻑 젖은

그들은 26개의 폭탄을 파나마 지협에 적절히 설치할 경우 파나마 운하보다 크고 효율적인 운하를 단숨에 파내서 상

거래가 훨씬 편해질 수 있다고 발표했다. 심지어 그들은 핵폭탄을 이용해 대기의 먼지량을 조절해서 지구의 기후를

바꿔버리면, 미국의 북부 지역에서 겨울을 영원히 사라지게 하고 소련은 영원히 추운 겨울에 시달리게 할 수도

있다고 은근히 주장하기도 했다. 또 텔러는 핵탄두를 실험하기 위한 표적으로 달을 이용할 수도 있다는 제안을 무심

코 언급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지구에서 쌍안경으로도 폭발을 볼 수 있으므로 많은 사람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안이었다. 요컨대 수소폭탄의 개발자들은 온 세상을 방사선으로 뒤덮고, 생태계 전체를 파괴하

며, 지구의 얼굴을 지워버리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적을 자극해서 적대시하고 싶은 듯했다. 원자력을 평화

적 목적에서 이용하겠다는 그들의 생각은 이런 것이었다.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185 ~ 186P

달까지 원폭으로 정 ㅋ 벅 ㅋ 한다니 참으로 놀라운 상상력을 가진 이들인듯 (...)

아무리 원폭을 통해 파나마 운하를 넓히고 미국 북부를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고 해도 중요한건 그 이후로는

그 곳들을 이용하기 힘들다는 것일테다.

덧글

  • dunkbear 2010/02/04 19:17 # 답글

    다른 건 물론이지만 달에다 핵폭탄이라니... 달의 궤도나 달 자체에 무슨
    일이 생기면 지구가 어떻게 되는 지 몰랐나? (아, 저 사람 미쳤었지... ㅡ.ㅡ;;;)
  • 소시민 2010/02/05 18:34 #

    일반인의 상식을 초월하는 생각을 하신 분인것 같습니다.
  • 네비아찌 2010/02/04 19:35 # 답글

    똑같이 수소폭탄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받았지만 텔러와 사하로프의 그 후 인생 행보는 정말 극과 극이었지요.
    텔러는 "핵폭탄으로 뚫은 파나마 운하 좋잖아? 방사능 그까이꺼 방호복 입고 통과하면 되지!' 였고
    사하로프는 "내가 어쩌다가 이런 무서운 물건을 만들었을까? 이런 물건이 사용되지 않도록 평화 운동에 남은 일생을!" 이었고.
    텔러는 말년에 레이건 대통령의 SDI(스타워즈 구상)를 열렬히 지지하기도 했답니다.
  • 소시민 2010/02/05 18:44 #

    오오 저 내용을 보고 어떻게 운하를 이용할수 있을까라고 궁금해 했었는데 그에 대해서도

    생각해 두고 있었군요 (...)

    더 많은 사실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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