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쓰는 냉전의 역사 책리뷰

새로 쓰는 냉전의 역사새로 쓰는 냉전의 역사 - 8점
존 루이스 개디스 지음, 박건영 옮김/사회평론

1. 1980년대 후반에 태어난 본인에게 냉전이라는 시기는 그저 가까운 옛날일로 여겨졌다. 자칫하면 지구를

멸망시키에 충분한 핵무기를 사용할 전쟁이 일어날수 있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서 양 진영간의 첨

예한 대결이 있던 시기로만 인식해왔다가 냉전이 종식된지도 20년이 되가는, 즉 한세대가 흘러 '역사'로서

기억되는 지금 냉전에 대해 위에 쓴 단순한 인식 이상을 알고 싶어졌다. 마침 이글루스 블로거 Bigtrain님이

<새로 쓰는 냉전의 역사>라는 책을 호평하셔서 이 책이 냉전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에 도움이 될것 같아 읽어

보게 됬다.

2. 냉전이 종식된 직후인 1997년에 나온 책으로 저자는 기존의 냉전 연구는 냉전 중에 쓰여졌기 때문에 다루

는 대상의 '끝'을 분석하지 못했고 냉전의 한 축인 소련을 위시한 동구권의 자료에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어

불완전 하다고 지적하며 냉전이 끝난 뒤 나온 자신의 '새로 쓴 냉전의 역사'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했다고

말한다. 확실히 스탈린이나 흐루시초프, 마오쩌둥 등 공산권 주요 인사들의 발언과 일화가 풍부해 흥미를

돋구긴 하지만 책은 쿠바 미사일 위기로 끝을 맺는다. 그 뒤에 소련 붕괴까지 남은 30년은 어디로? 저자의

논지를 생각하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의 양상은 써봤자 의미가 없을거라는 생각에서 나온것일지도 모르겠

지만 냉전의 모든 역사를 살펴보고 싶은 독자라면 분명 실망스러울 것이다.

3. 저자는 냉전의 원인은 스탈린 치하 소련의 경직된 권위주의적 체제가 미국이 제안한 포스트 2차세계대전

체제 기조인 '공동 방위'와 '자유 무역 체제' 참여를 거부하고 사회주의 혁명 전파로 포장된 제국적 팽창

야욕을 드러낸데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냉전의 결말은 이미 초기인 1950년대 ~ 1960년대 초반(즉 쿠바 위

기 즈음에) 결정되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민주주의, 시장주의가 소련의 권위주의, 공산주의 보다 더 유연하

고 더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미국이 소련을 압도 할수 밖에 없고 (군사력 또한 미국이 소련을 압

도했다!) 이러한 양국의 체제 차이는 각 진영의 동맹국과의 관계를 결정짓는데도 영향을 끼쳐 소련이 자신의

의사에 어긋나는 동맹국에 대해선 무력행사까지도 불사하는등 강압적인 권위주의적 태도를 보였다면 미국은

영국, 프랑스 등 동맹국들의 반대 의사 또한 충분히 고려하는 민주적인 관계를 가졌고 마셜 플랜 등을 통해

동맹국들의 경제적 번영을 도왔기 때문에 동맹국간의 결속력이 소련의 그것보다 끈끈했다는 것이다. (소련은

자본주의 국가간의 전쟁이 곧 발발할거라 예상했지만 위와 같은 민주적인 결속관계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

았다!) 이러한 배경으로 냉전의 승패는 이미 초반부터 결정이 났지만 핵무기 균형(절대적인 전력은 소련이

열세지만 아무리 적은 수의 핵무기라도 상대진영을 초토화시키기에는 충분하기 때문에)으로 냉전 체제의 종말

은 이후로도 30년을 끌어온 것이다. 물론 소련의 허약한 체제는 계속되어 약화되가고 흐루시쵸프와 고르바초

프의 체제 개혁 시도는 권위주의적 공산주의 체제을 아예 뒤엎고 새로운 체제를 도입하지 않는 이상은 지도자

의 권위만 약화시킬 뿐이라는것을 보여줬다. 상당히 우파적인 시각이고 미국에 상당히 호의적인 관점을 보인

다는 느낌이다. 물론 저자는 마지막에 미국의 체제가 소련의 체제에 비해 우월할 뿐 무결점의 완벽한 체제가

아님을 분명히 하고 호치민의 베트남 독립 전쟁에 대해선 식민주의 프랑스를 지원함으로 막을려는 등의 냉전

시기 미국의 어두운 모습 역시 곳곳에서 나타낸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에 상당히 호의적이고 공산주의

진영을 좋게 보지 않기 때문에 좌파 성향을 가진 독자라면 기분이 그리 개운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미국의 대외관계에 대한 서술에서는)

4. 미소는 첨예한 갈등 관계를 가지면서도 전면적 핵전쟁이라는 파국까지는 가지 않기 위해 나름 신중한 모습

을 보여왔다. 트루먼 시절 미국은 핵무기를 유엔 관리하에 두려했고 스탈린은 한국전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으며 흐루시초프는 미국의 쿠바 침공 시도 포기 약속을 받아내고 쿠바 내의 핵시설을 철수시킨다. 이러한

신중함은 핵무기라는 너무나 파괴력이 강력하기 때문에 이를 사용하는 전쟁이 일어나는걸 두렵게 만드는 신무기

의 등장에서 연유한다. 즉 핵무기는 전쟁억지를 위한 필요악이라는 관점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것인데... 판단

은 독자에 따라 다를것이다. 책에서는 미소라는 양 강대국 외에도 유럽과 제3세계권 국가 역시 냉전의 양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서술한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반식민주의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공산진영의 팽창을 막기 위

해 호치민 주도의 베트남 독립을 막으려는 식민주의 프랑스를 지원하고 소련의 중동 팽창에 대비하기 위해 중

동 일대에 식민주의적 배경을 가진 영국과 프랑스와 공조하려하는 시도를 하는 이중잣대적 기준을 보이며 소련

은 서방 국가을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 중국과 함꼐 호치민에게 일단 북부 베트남에 만족하라 설득하고

독일의 중립화를 통한 독일 전체의 공산화라는 큰 목표를 위해 동독을 완전한 국가가 아닌 임시적인 체제로

바라봤으며 (물론 이러한 구상이 수포로 돌아가 즈음부터는 동독을 완전한 국가로 인정하지만) 동유럽 위성국

가들의 마셜풀랜 참여를 가로막는다. 이에 서유럽은 소련의 동유럽권에 대한 강압적인 자세를 보고 미국의 민

주적인 국제체제로 들어감으로 세력의 추가 미국쪽으로 기울어지는데 큰 영향을 끼쳤으며 위에 언급한 미국의

식민주의 세력과의 공조 시도는 미국에 어느정도 호의적이었던 나세르를 소련에 기울어지게 함으로 미국의 대

중동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자충수가 됬다는 점에서 미소 양 강대국 외의 작은 국가들도 충분히 냉전의 판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5. 냉전의 원인과 전개에 대한 이해를 돕는 괜찮은 저서다. 다만 쿠바 위기 이후의 냉전 전개 양상에 대한 서

술이 없고 미국과 서방에 치우쳐진 관점을 보인다는 점에서 다른 냉전 관련 저서를 찾아 읽는 노력 또한 필요

한듯 하다.
http://costa.egloos.com2010-01-04T03:21:12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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