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제국 1616 ~ 1799 책리뷰

대청제국 1616~1799대청제국 1616~1799 - 8점
이시바시 다카오 지음, 홍성구 옮김/휴머니스트

1. 중국의 마지막 전제왕조로 알려진 청. 청은 몽골, 만주, 티베트. 신강웨이우얼까지 정복해 현재의 중국

강역을 이루었으며(비록 연해주, 아무르, 외몽골 일대는 떨어져 나갔지만) 치파오와 북경어 같은 청의 유산

은 중국의 상징으로서 널리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게는 병자호란과 북학론, 구한말의 내정 간섭 등 밀접

한 관련(어째 안좋은 쪽이 더 많은 듯)을 맺어온 대상으로 기억된다. 역사 속에서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한

청이기에 관심이 갔다. 마침 <대청제국 1616 ~ 1799>라는 책을 발견하고 이 책이 청사룰 이해하는데 길잡이가

될듯해 읽어보게 됬다.

2. 책은 1616년 누르하치의 후금 건국에서 1799년 건륭제 사망까지. 즉 청의 건국기와 전성기를 다룬다. 청의

유목민족 체제에서 중국식 체제로의 변환과정과 다민족이라는 환경에 청이 어떻게 대처했는지가 주제다. 이 주

제에 크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까 경제, 문화 같은 그 시기의 다른 양상에 대해서는 너무 소홀해졌다. 주제에는

충실한 책이지만 청사 입문서로 쓰이기에는 너무 협소하게 내용을 다루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280여 페이지라는

한정된 분량상 우선적으로 주제에 충실할 수 밖에 없을거라 이해도 되지만 은근히 중복되는 부분이 있고 강희제

의 크리스트교 정책을 서술할 부분에 엉뚱하게 명조에서 활동한 마테오 리치를 다루는 등 (물론 중국 크리스트교

전도사에서 마테오 리치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분명 언급은 필요 했겠지만 책이 다루는 시기를 감안하면

도입부에 짦게 언급하는 정도로 끝났어야 했다.)의 문제를 생각하면 효율적으로 지면을 사용했다면 다양한 분야

에 대한 서술이 가능했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3. 치파오, 변발, 북경어, 천안문 등 중국문화 상징들이 청이 유산임을 보여주는 도입부와 중간 중간 삽입된

청조 관련 설화는 일반 독자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좋은 장치다. 연표, 사진, 지도, 가계도

등의 보완 자료도 풍부한 편이다. 연표는 본문이 청말엽을 다루지 않은 것 처럼 청말엽의 사건은 아편전쟁,

태평천국운동, 청 멸망 밖에 나타내질 않았다(...) 부록으로 책 뒷면에 <선겅기연 한 현행전례>라는 누르하치

개국 전설 사료가 실려 있는데 사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4. 이전까지는 단순히 청이 결국은 한화된 정복왕조로만 이해했다. 하지만 이 책을 보고나서 청은 중국식 제도

를 도입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했음을 깨달았다. 만주어를 통해 중국 고전의 이해

를 시험하고 만주족의 본분이라는 활쏘기 시험까지 포함한 번역과거와 황실 제천의례에서 중국식 제사와 만주

고유의 샤먼식 제사가 공존하는 등이 그 예다. 주접제도, 저위밀건법등 이전 왕조와는 차별되는 제도 또한 청

에서 만들어졌다. 여러 부족장 중의 대표자일뿐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지 못했던 유목민족 시절의 한에서 절대

권력을 가진 중국식 황제로의 변화에서 드러나는 보수세력과 청 황제간의 오랜 대결구도도 흥미롭다.

5. 다민족 국가로서의 청은 몽골, 티베트 등지를 정복한 때부터 아닌 입관 전 초창기부터라고 저자는 말한다.

처음부터 건주여진, 해서여진 같은 만주족의 분파들은 서로를 같은 혈연으로 인식하지 않고 입관 전에도 요동

에 거주했던 한인과 내몽골일대의 몽골족등이 청의 주요 구성원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만, 몽, 한 지배 구성원

체제는 입관 후에도 이어진다. 책의 청 황제는 만주의 한에서 중국의 황제로 변화한게 아닌 만주의 한이 중국의

황제를 겸한 형태다라는 설명이 이러한 삼두체제를 잘 표현해 낸다. 청은 궁전의 편액에 한문, 만주문, 몽골문,

티베트문을 함께 표기하고 내몽고 일대에 위치한 청 황제의 여름 피서지 열하에는 외팔묘라는 불교, 이슬람교,

라마교 등의 다양한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루는 사원이 존재하는 등 다민족 문화가 혼재하는 양상을 보인다. 여

기에 강희제 시절에는 황제가 직접 서양 선교사들과 학문적인 교류를 하고 건륭제 시기에는 황제의 정원 원명원

에 유럽식 건축물이 건설되는 등 유럽 문화까지 유입됬다. 단 청의 중원, 강남 정복은 만주족의 경제적 번영을

위해서였고, 몽골, 신강웨이우얼, 티베트 정복은 중원을 위협하는 몽골의 위협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청의 다민족화는 만주족 자신들의 이익 추구에서 나온 현상이었고 청에 지배된 한족과 기타 소수민족의 저항적

인 태도 또한 존재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6. 주제의 협소하다는 점 때문에 이 책은 좋은 청사 입문서로서 추천하기에는 망설여진다. 하지만 청이 유목국가

체제에서 중국의 체제를 받아들여서 독자적으로 변화하는 모습과 다민족국가로서의 청의 면모로서 그 시기를 볼

관점을 한정하고자 하는 입문자라면 이 책이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이다.
http://costa.egloos.com2009-12-08T02:34:420.3810

덧글

  • dunkbear 2009/12/08 15:44 # 답글

    청나라의 정치사 입문서 정도로 보면 될까요? 아무튼 흥미로운 책입니다.
  • 소시민 2009/12/09 18:40 #

    책이 중점적으로 다루는 두 주제로 정치라는 큰 개념을 포괄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정치로 분류할 수 있는 주제이긴 하죠. 청에 관심을 가져보고자 하는 분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뇌세척 2009/12/12 03:29 # 답글

    마침 오늘 청나라 관련 드라마를 보면서 뭐 좋은 책 없을까 싶었는데 고맙습니다.
  • 소시민 2009/12/12 14:29 #

    너무 큰 기대를 하시지 않는다면 충분히 재미있게 보실수 있을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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