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 책리뷰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 - 8점
조너선 D. 스펜스 지음, 주원준 옮김/이산

1. 15세기 후반 ~ 16세기 초반에 이루어진 유럽의 신항로 개척으로 인해 16세기 중후반 경에는 예수회 선교사들

이 명, 일본 등지에 전도를 하고 화승총, 시계 등 서구의 문물이 명, 일본에 유입되는 등 서양의 동아시아 진출

이 활발해졌다. 비록 이 당시에는 19세기 제국주의 시대와 같은 서구의 동양에 대한 기술적, 경제적 우위가 나타

나지는 않았지만 전파된 서구의 문물은 동아시아 전통 사회에 어느정도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예수회 선교사 마

테오 리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다. 그의 산물인 <천주실의>와 <곤여만국전도>는 조선에도 큰 영향

을 미쳤기에 그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조너선 스펜서의 <마테오 리치 기억의 궁전>을 읽게

됬다.

2. 책은 마테오 리치의 생애를 순차적으로 설명한 것이 아닌 종교, 경제, 정치, 군사, 문화 등의 주제별 서술을

통해 리치의 행적과 16세기 후반 서양과 명의 상황, 교류의 양상을 그려낸다. 각 주제는 마테오 리치가 중국인들

에게 크리스트교의 교리를 이해시키기 위해 사용한 4개의 한자와 4점의 성화(聖畫)와 연계된다. 리치의 삶보다는

당대 유럽과 명의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마테오 리치의 주 활동무대가 명이여서 그런지 명에 관한 서술

은 마테오 리치의 활동에 맞물려줘 서술되는 미시적인 성격을 띈다.) 한 인물의 활동은 그 시대의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적절한 서술이라 본다.

3. 마테오 리치가 제작한 세계 지도 <곤여만국전도>, <산해여지전도>가 수록되있고(흑백인게 아쉽지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연표와 세계지도, 명지도가 책 앞부분에 실려 있어 참고하기 편리하다. 단 주석은 본문 페이지

밑부분이 아닌 본문이 끝난 책 뒷면에 한꺼번에 정리됬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방식은 너무나 불편해서 아쉬웠다.

기억의 궁전이라는 제목의 문구에서도 나타나는 마테오 리치가 명 전도를 위해 활용했던 기억술이 책 중심소재로

서 제시되는데 그로 인한 결과물은 상당히 훌륭하나 현대인이 이를 적용하기에는 설명이 너무 추상적이다.

4. 역사에 이름을 남긴 많은 이들이 그렇듯이 마테오 리치는 상당한 앨리트다. 과학, 그리스 로마 시기의 고전

등 다방면의 학문을 배운 마테오 리치는 중국 학자들과 깊이있는 학문 교류를 하고 한자를 한 번에 400 ~ 500자

를 암기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계와 새 깃털등을 선물하고 유클리드 기하학 등 서양 학문을 소개함으로 명의 지

배층과 친밀해짐으로 그들을 개종시키려는 마테오 리치의 노력은 명의 외국인 배척 분위기, 그 당시 까지 남아있

는 원거리 항해의 느린 속도와 큰 사고 위험등으로 인한 서구로 부터의 지원의 어려움 등의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일정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명 사회에 크게 퍼진 동성애와 불교에 큰 적개심을 보였기는 했지만 중국

문명의 장점을 인정하고 제례가 크리스트교 교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모습에는 나름의 유연성도 보인

다. 특히 카톨릭의 제례에 대한 강경한 부정적 태도가 이후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카톨릭 박해의 중요한 한 요인

이 됬다는걸 생각하면 마테오 리치의 제례에 대한 관대한 태도가 카톨릭 전체에 퍼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

도 생긴다.

5. 마테오 리치의 생애와 그에 관련된 시대적 배경 뿐만 아니라 책에는 반종교개혁기 유럽과 정사에 관심없는

황제 만력제 치하의 명의 양상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실들이 여러 서술되 있다. 카톨릭의 종교적 열정으로

인한 유대인과 포르투갈 치하의 인도 도시 고아의 힌두교도에 대한 탄압과 예수회의 무굴제국 황제 악바르 개종

시도, 주경철 교수의 저서 <대항해시대>에도 묘사된 당시 선상생활의 열악함, 수도 북경에서도 보이는 중국 백

성들의 빈곤과 환관들의 발호, 명과 일본이 직접교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용한 포르투갈 상인들의 두 나라를

중개하는 무역과 이로 부터 지원을 받아 선교 자원을 마련하는 예수회 등 고난에 가득찬 민중과 경제적 측면의

중요성 같은 어느 시대에나 통용되는 모습이 드러나는 사례들이 보인다.

6. 한 시대와 그를 대표하는 한 인물에 대한 생생한 기록으로서 이 책은 큰 가치를 지닌다. 마테오 리치와 16세

기 후반 동서 문명교류에 관심을 가지는 독자라면 이 책을 매우 만족해할것이다.
http://costa.egloos.com2009-11-17T03:16:26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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