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간단 리뷰 - 퍼블릭 에너미, 해운대, 국가대표 완결판 (스포일러 한 가득) 영화

지난 8월 초 '업!'을 관람한 뒤 지금까지 본 영화는 퍼블릭 에너미, 해운대, 국가대표 완전판 이 세편이다.

원래대로라면 관람한 뒤 바로 소감을 남겼어야 했으나 '귀차니즘'(...)으로 인해 미뤄왔다가 1~2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간략하게 쓰게 됬다.



퍼블릭 에너미

개봉 전 부터 꽤나 기대했던 영화였으나 결과는 실망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영화 내에서 존 델린저라는 캐릭터를 그려낸 모습이 기대와는 다르다는 점이다.

사전 정보에 따르면 존 델린저는 당시 미국인들 사이에서 '의적'으로 추앙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본인도 과연 영화가 존 델린저의 그런 면모를 잘 다루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영화내에선

델린저의 '의적'다운 행동이 거의 없다. 델린저가 체포될때 길가에 나온 청중들이 델린저에게 환호를

보내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그것 만으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로맨스에 이야기의 추가 기울어져 있다는

점도 개인적인 기대와는 엇나가는 모습이다.(좋아하시는 분도 분명 존재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퍼비스 경관의 초반 프리티 보이 추격전은 박진감이 떨어진다고 느꼈고(겉가지적인 내용이

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부실하게 다루는건 좀) 델린저의 경찰서 신은 의미심장한 분위기를 내지만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이다. 막판의 영화 속 인물과 델린저가 교차되는 장면 자체는 훌륭

하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결말은 뜬금없어 보인다. 너무 쉽게 무너진게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크리스천 베일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었던게 좋았다. 1930년

대 미국이라는 배경은 시각적으로 인상적이고(물론 트랜스포머2 처럼 그 자체만으로 관객을 끌어들일 정도로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Ten Million Slaves라는 배경음악도 좋았다,(유튜브에서 검색하면 들을 수 있다.


해운대

'괴물' 이후 3년 만에 국내 관객 1000만명을 기록한 영화다. 과연 어떤 작품이길래 이런 스코어가 나왔는지

궁금해 보게 됬다.

개봉 전 부터 화제가 된 해운대를 덮치는 거대한 쓰나미 CG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분들이

많은걸로 알지만 개인적으로는 괜찮게 느껴졌다.

문제는 쓰나미가 밀려오기 전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다. 감독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고 말하

지만 영화에서 보여진 과장된 코미디가 과연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인지는 의문이다.

재난 이후 장면인 오동춘의 절묘한 컨테이너 피하기는 상식을 벗어난 신이고 최형식의 김희미 구출신은

무리하게 관객의 눈물을 유도하려는 장면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오랬동안 실랑이를 벌일 시간에 일단

형식을 잠깐 떨어뜨리고 건달남(이름이 잘 생각이 안난다)을 빨리 올린 뒤 형식을 다시 올리면 되지 않냐

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그냥 여담이지만 전문가 집단으로 상위 계층이라 할수 있는 김휘와 이유진, 서민인 최만식과 강연희

가 확연히 대비된다. 한 공간에 존재하는 상이한 계층으로서 말이다.


국가대표 완결판

비록 1000만 관객 고지를 넘지는 못했지만 이 작품 역시 800만 관객을 동원한 성공적인 작품이어서

과연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생겨 보게 됬다. 9월 중순 개봉한 완전판을 통해서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몇달 전에 본 '킹콩을 들다'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지방민과 가난함이라는 소외된

계층 출신 선수, 뚜렸한 선악구도, 비인기 종목이라는 소재 등 두 영화는 여러 부분에서 닮았다.

다른 점이라면 국가대표 쪽이 세계무대에 나간다는 점에서 좀 더 스케일이 크다는 정도일까?

스키 점프 장면은 참 상쾌하다는 느낌을 준다. 높은 스키대위에 아래를 내려다보는 앵글은 본인에게

도 선수가 직접적으로 느낄 긴장감이 들게 만든다. 그런데 본인은 이 영화를 통해 처음 디지털 상영관을

접했다. 디지털 상영관을 통해 접한 이 영화의 영상은 일반 상영관에서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후반 나가노 올림픽 출전 장면은 국가, 민족주의 성격이 두드러지게 드러나 조금 불편했다. 엔트리 수를

맞추기 위해 대충 끼어넣은 철없는 중학생이 높은 스키대를 보고 겁에 질리자 '넌 국가대표야!'라고 다시 나설

것을 일갈하는 부상당한 형의 모습은 어떻게 봐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국가라는 미명하에 너무 가혹한 짐을

안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상 악화로 경기가 중단된것을 한국 선수에게 알리지 않은 일본인 진행관(사실

영화를 볼때는 일본인인줄도 몰랐다.)의 모습은 정말 억지로 보인다.

'킹콩을 들다'처럼 이 작품도 '금메달'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이룬다는 결말을 내지는 않고 관객의 상상에 맞

긴다. 나름 진부함을 탈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덧글

  • 배트맨 2009/10/14 18:03 # 답글

    <국가대표 완결판>을 보지는 못했지만, 절반의 성공은 뛰어넘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치명적인 단점들도 존재하지만, 미래의 한국 영화에 대한 희망을 볼 수 있었으니까요. 110억원이라는 대자본이 투입되었는데, 자본의 배치도 비교적 잘 이뤄진 것 같고요.

    <해운대>는 쓰나미가 몰려오기 전의 구성(코미디로만 가볍게 채워놓고 있는 점)이 문제라고 말씀하셨는데 공감하고요. 쓰나미가 휩쓸고 갈 때도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신파도 이런 신파가 없더군요. 억지와 함께 말이죠. 저는 이 작품에 손을 도저히 못들어주겠더라고요. 이 작품을 통해서는 한국 블럭버스터의 암울한 미래를 봤습니다. T.T

    <퍼블릭 에너미>의 경우 소시민님의 의견도 존중합니다.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밖에 없었던 작품이였던 것 같고요. <마이애미 바이스>부터 연출의 색깔이 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저는 별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 편 모두에 따로 따로 랙백이를 걸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리뷰 잘 읽었습니다. ^_^
  • 소시민 2009/10/15 08:59 #

    이전에 배트맨님의 리뷰글에 바로 제 소감을 쓰겠다는 리플을 달았었는데 제 게으름으로

    이제서야 글을 쓰게 됬습니다. 배트맨님께는 매우 죄송스럽습니다 ㅠㅠ 이번 주말이 기다

    려집니다. 디스트릭트 9으로 국가대표 이후 한달만에 극장을 찾을것 같네요. 부디 기대에

    부응하는 좋은 영화이길 바랍니다.
  • 배트맨 2009/10/16 10:17 #

    죄송스럽다니요. 별 말씀을요. T.T
    항상 마실을 와주시고 소통에 참여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디스트릭트 9> 꽤 영화가 잘 만들어졌네요. 어제 보고 왔는데, 소시민님께도 만족스러운 관람이 되실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입니다. ^_^

    주말에 D9에 조용히 침투하시고 오세요. 위험한 지역이라서 조심하셔야 합니다. (총 가져가세요. -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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