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 산책>에서 실린 재미있는 서술 두가지 (2)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강준만 교수의 <한국 근대사 산책>을 계속 읽어보니 주목할만할 서술이 발견된다.

1.
... 한국은 1900년 4월에 개최된 파리 만국박람회에도 참가했다. 프랑스 화보 신문인 <르 쁘티 주르날> 1900년

12월 30일자 보도에 의하면 "당시 한국관을 보고 난 외국인들은 전시된 공예품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다

양한 형태의 신발과 모자, 중국이나 일본이 감히 흉내내지 못하는 붉은색의 비단을 본 프랑스 상인들은 이것을

응용해 상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

                                                                                                          <한국 근대사 산책> 4권 347P

조선이 박람회에 가마, 갓 같은 전통 물품을 출품함으로 참가했다는 사실은 예전에도 들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열강의 최신 기계들이 뽐내는 자리에 초라하게 한 구석에 박혀있고 별 관심을 받지 못했을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다. 이 책에서도 <뉴욕헤럴드>지가 1893년 시카고 박람회에 출품된 조선의 물품에 대해 '헐값의 폐품수집품'

이라고 비판한 내용이 언급되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이 호의적인 반응을 받았다는 기사도 있는걸 보면 기계 문명의

전시장인 박람회에 산업화 이전의 전통물품을 출품한게 부끄럽기만 한게 아니라는걸 느낄수 있다. 

2.

... 개화기에 조선을 방문한 서양인들은 조선의 도로 사정이 최악이라는 증언을 많이 남겼다. 도로를 만들면 외

적의 침입을 용이하게 만든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였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아니 그건 왕의 생각이기도 했다. 1673년(현종 14년) 함경감사 남구만이 후주진을 설치하면서 도로의 개설을 상

소하자, 왕은 "길을 닦는 것은 병가의 대기"라며 허락하지 않았다. 길이 없으면 외적도 침입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1904년 일제 침략과 개화풍조가 고개를 들자 음독 자결한 보수파 학자 이병준은 유서를 통해 "만약 조선의 길이

넓고 다리가 단단했던들, 우리 역사는 외침에 더욱 혹심하게 유린당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

                                                                                                            <한국 근대사 산책> 4권 354P

사실 현종이나 이병준이나 자신들이 '상식'으로 알고 있는 사고관내에서는 저런 생각이 나오는게 당연한 것인지

도 모르겠다. 하지만 후세인들이 보기에는 '구더기가 무서워서 장 못담그나'라는 반응이 나올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덧글

  • 페이퍼 2009/08/23 01:28 # 답글

    그만큼 약소국이었고 호환, 마마와 더불어 무서운 재앙 중에 하나였던 만큼 어쩔 수 없었던 것도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도로나 다리 등은 전쟁 났을 경우 국군에 의해 바로 파괴되도록 구체적인 시나리오가 다 짜여져 있다고 하니... 단순히 구더기만은 아닐 듯 싶습니다.
  • 소시민 2009/08/24 22:48 #

    그래도 유기적으로 잘 건설된 길이 지역간의 교류를 촉진함으로 상업 발달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아쉬운 감이 있

    습니다. 지금도 유사시에 바로 파괴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평상시에 길을 쓰지 않는건 아니니까

    요.
  • 위장효과 2009/08/28 07:48 # 답글

    반대로 실학자들은 도로망을 정비해서-이덕무였던가요 유득공이었던가요?-국내 물산의 유통을 확대해서 산업을 진흥하고 국부를 늘려야 한다! 라고 주장했었지요.
    국부의 증대, 국력 신장으로 군사력 또한 강화한다면 저런 걱정은 없었을 것이고 오히려 잘 닦여진 도로망은 군대의 신속한 이동에도 도움이 되었을 건데 아깝습니다.

    (저도 링크 신고합니다^^)
  • 소시민 2009/08/29 14:50 #

    그러게 말입니다. 링크 감사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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