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왕비의 유산 책리뷰

인도 왕비의 유산인도 왕비의 유산 - 4점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열림원

1. 열림원에서 출판한 '쥘베른 걸작선'을 읽기 시작한지 벌써 1년. 이제 <인도 왕비의 유산>을 읽음으로 현재

까지 열림원에서 출판된 쥘베른의 작품을 모두 읽었다. 안타까운 것은 <인도 왕비의 유산>은 쥘베른 표 소설의

매력을 잃어버린 매우 실망스러운 작품이라는 점이다.

2. 구상 자체는 흥미롭다. '프랑스빌'이라는 유토피아를 강철도시 '슈탈슈타트'에 설치된 거대한 대포로 파괴하

려는 독일인 교수 슐츠의 음모와 이에 맞서는 프랑스빌이라는 구도는 문듯 <은하영웅전설>에 소개된 '요새 VS

요새'의 19세기 풍 모습을 볼수있을거라는 기대까지 가지게 했다. 그러나 책을 읽어보니 이와 같은 기대는 헛된

것이었음을 깨달았다.

3. 사실 위와 같은 본인의 기대와는 다르더라도 두 도시간의 전투를 어떻게 잘 그려냈다면 괜찮았을것이다. 그

러나 이 작품은 아예 두 도시간의 전투를 다루지 않는다. '슈발슈타트'의 '프랑스빌'에 대한 공격 의지와 이를

위한 준비는 잘 나타나있지만 여기까지일 뿐이다. '프랑스빌'은 결정적인 행운으로 위기를 넘긴다. '슈발슈타

트'의 공격이 좌절된것 자체는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고 이를 암시하는 서술도 존재했기 때문에 억지라고는

할수 없지만 작품의 재미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슈발슈타트'의 실패를 통해 기술에 대한 맹신은 위험하다는

교훈이 보여진다고 할수 있지만 이 작품은 쥘 베른의 소설이다. 교훈보다는 재미가 우선이다. 솔직히 말해서 저

자가 이야기를 이끌어나갈 자신이 없어서 그렇게 마무리지었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4. 이 작품의 분량은 270P 정도로 쥘베른의 작품 중에서도 짦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다루는 사건이 너

무 적다는 느낌이 든다. '프랑스빌'과 '슈발슈타트'의 건설 과정과 운영되는 모습이 좀 더 상세하게 서술되었다

면 위에 서술한 불만이 조금이나마 줄어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책의 서술만으로도 각 도시들의 성격은 뚜렸

하게 드러나긴 하지만 <신비의 섬>과 같은 쥘베른의 다른 작품에서 보여진 디테일한 서술이 나타났으면 더 좋았

을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프랑스빌'은 책에 병을 막기 위한 위생을 충족시키기 위한 통제가 주로 서술되

있어 그런지 유토피아라는 느낌이 크게 와닫지는 않는다. 물론 독자에 따라서는 병에서 해방됬다는 것 자체만으

로도(그렇다고 죽음이 사라졌다는 얘기는 아니다.) 낙원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다.

5. 이야기가 너무 맥이 빠져서인지 캐릭터의 매력도 잘 살아나지 못했다. 마르셀 브뤼크망은 <15소년 표류기>의

브리앙과 같은 '엄친아'라고도 볼수 있는 용감하고 재능있는 캐릭터이고 작품에서도 큰 활약을 하지만 별 매력

이 없는 이야기까지는 구제하지 못한다. '프랑스빌'을 세운 사라쟁 박사는 앞에도 언급했듯이 그의 캐릭터성이

발산될 기회인 도시 건설, 개발 과정이 너무 건조하게 서술된 탓에 독자에게 돋보이는 캐릭터가 되지 못하고 슐

츠 박사의 야망은 단순한 증오심에만 머물러 있어 감명을 주지 못한다.

6. 독불전쟁이 일어난지 몇년 안된 시점에서 쓰여진 작품이라 그런지 '사악한 독일에 위협 받는 선량한 프랑스'

라는 구도가 전개되었다는 느낌이다. 마르셀 브뤼크망도 무려 알자스 출신이니 말이다. 쥘베른의 다른 작품에

서도 오리엔탈리즘적 성격을 띈 '불편한' 표현이 가끔 등장하지만 이 작품의 '쿨리'에 대한 서술은 그들의 나

라의 이웃국가 사람으로서 많이 씁쓸했다. 유토피아를 건설한 이들이 유토피아에 들어오지 못한다는것은 참으

로 아이러니하다.

7. 열림원은 쥘베른의 작품을 3편 더 출간할 예정인듯 한다. 부디 이들 작품들은 <인도 왕비의 유산>과 같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http://costa.egloos.com2009-08-20T03:26:020.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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