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세폴리스 책리뷰

페르세폴리스 전2권 세트페르세폴리스 전2권 세트 - 8점
마르잔 사트라피 지음/새만화책

1. 떄로는 한 개인의 이야기가 그가 살아간 시대를 잘 대변해내는 경우가 있다. 이란 출신 만화가 마르잔 사트

라피의 자전적 작품 <페르세폴리스>도 그 중 하나다.

2. 물론 필요할 때는 저자의 설명이나 주변 인물의 대사를 통해 설명되지만 이 작품은 당시 상황에 대한 지루한

설명보다는 정치사회적 환경이 어떻게 한 개인에게 영향을 미쳤는지 초점을 맞춘다. 이 작품에는 '호메이니'라

는 이름이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이를 설명하는 예 중 하나일 것이다.

3. 1969년 생인 작가의 유년청년 시절은 고국 이란의 정치적 격변기와 일치한다. 40년에 가까운 '샤'의 독재체

제를 무너뜨린 혁명이 일어나고 그 뒤 권력을 잡은 근본주의적 이슬람 성직자 치하의 억압으로 이어진 70년대

말 ~ 90년대 중반이 그 배경이다. 서구 의존적이고 '페르시아 제국 2500 주년' 행사 같은 겉멋에 치중한채 민

생을 무시한 '샤'의 절대왕정은 이란 민중들의 증오의 대상이었으나 여성의 자유로운 활동을 억압하고 서양문화

를 자유롭게 향유하지 못하게 막는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도 민중들을 억압한다는 점에서 '샤'의 체제와 다를

게 없다.

4. 여기에 8년 간에 걸친 이라크와의 전쟁까지 벌어진다. 처음에는 '제2차 아랍침공'을 막아야 한다는 애국주

의적 감정이 팽배했다가 시일이 지날수록 물자부족에 시달리고 폭격과 미사일 공격을 걱정해야 하는 지긋지긋한

생지옥으로 변한다.

5. 이러한 갑갑한 현실에서 벗어나 오스트리아에서 보낸 4년은 한 소녀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을까? 확실

히 유럽쪽은 진보적인 분위기가 널리 퍼진듯 하다. 청소년들의 개방적인 성관념과 간간이 보이는 마약, 무정부

주의자 '바쿠닌'까지 등장하는 진보적인 성향의 토론 등은 이란으로 돌아간 뒤 저자의 '작지만 의미있는 저

항'의 토대가 되었을 것이다. 하긴 유년시절 이란에서도 '샤'에 저항했다가 목숨까지 읽은 친족들에 대한 이야

기를 듣고 많은 책을 읽어온것도 큰 영향을 끼쳤을게다.

6. 하지만 오스트리아에서도 여러 좌절을 격는데 서구인들의 비서구인들에 대한 편견도 그 중 하나다. '이란

인'들은 정말 무식하다는 수녀들의 편견과 '더러운 외국인 나가!'라는 한 노인의 위협적인 말 등은 유럽의 '서

구우월주의'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대처는 당당히 '난 이란인인게 자랑스러

워!'라고 외치는 것. 이 작품의 제목 <페르세폴리스>도 세계의 대제국을 이루었던 조상들의 수도를 상기하면서

자신의 고국에 대한 애정과 자랑스러움을 드러낼려고 한 의도 아닐까? 물론 이것은 극단적인 민족주의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7. 집권층의 억압과 이국에서의 좌절을 이겨나가는 힘은 '가족'에서 나온다. 평균적인 이란인의 삶의 수준보다

는 분명 높아보이는 물적인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유년의 저자를 깨우치게 하고 청년으로 성장한 뒤에도 좋

은 조언자가 되는 부모와 할머니의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다. 사실 이는 이란 뿐만이 아닌 삶의 무게에 짓눌리는

모든 세계인들이 공유할 감정일 것이다.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에서 나누는 가족간의 정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건 어쩔 수 없다.

8. 최근 이슬람 근본주의적 성향인 대통령이 재선된데에 대해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고 이에 항의하는 이란의

젊은이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 1994년에 끝이 나는 <페르세폴리스>의 모습이 15년이 자난 지금까지

이어진듯 하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억압은 여전하지만 80년대 젊은이들이 몰래 파티를 즐기고 팝가수의 테

이프를 몰래 구한것처럼 현재 젊은이들도 '트위터'로 대표되는 인터넷 매체를 통해 자유와 더 넒은 세상을 접하

고 싶은 욕구를 가지고 또한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이란에 진정한 민주주의와 자유가 꽃피길 빈다.

http://costa.egloos.com2009-07-18T03:34:04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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