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에 비친 유럽 책리뷰

거울에 비친 유럽거울에 비친 유럽 - 8점
조셉 폰타나 지음, 김원중 옮김/새물결

신항로 개척 이후 유럽은 타 문화권을 '문명화'라는 명목으로 식민 지배해왔고 그로 인한 유산은 지금까지 비유

럽권 국가들에 남아있다. 이 유산 가운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지금까지의 세계사를 유럽 위주로 보는

관점이다. 유럽이 가장 먼저 '문명화' 되었고 그 뒤 유럽이 비유럽권으로 팽창함으로 낮은 단계에 있던 그들

이 '문명화' 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유럽이 발달했을때 우리는 뭐했느냐는 자조

적인 역사인식을 가지는 경우가 간혹 보인다. 과연 유럽은 항상 '문명화'된 모습을 보였는가? <거울에 비친 유

럽>은 이에 대한 인식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이 책은 독일,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이 5개국의 출판사의 <유럽을 만들자> 총서의 첫 편이다. 유럽

의 과거를 냉철하게 바라봄으로 나오는 과오를 반성함으로 유럽의 새로운 정체성을 정립한다는 의도에서 나온 것

이다. 총 26편이 발간되었다고 소개되는데 국내에는 5번째 편인 <기독교 세계의 등장> 이후로는 5년 가까이 번

역 소개되지 않았다. 확실히 인문서적시장이 힘들긴 힘든가 보다.

유럽의 타문명권에 대한 왜곡된 편견은 원조인 그리스, 로마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그리스인들과 로마인들은 자

신들 이외의 모든 세계를 야만인들이 사는 곳으로 여겼다. 그러나 그리스 문명은 야만적인 '오리엔트' 문명과

만남 속에서 형성되고 발전해 나갔다는 사실과(페니키아에서 전래된 알파벳이 그 예다.) 로마 제국이 '야만

인'으로 규정한 게르만족은 로마 제국의 정치행정구조를 지켜나가면서 제국 내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사실

은 당시의 이러한 사고가 얼마나 이치에 맞지 않는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편견은 신항로개척 이후 다시

살아나 유럽인들이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인들을 야만인으로 낙인짓고 아시아인들을 정체되어 유럽보

다 낮은 수준을 가진 이들로 보게 만들었다. 이러한 편견은 비유럽 문명권의 전통사회가 이룬 성과의 가치를 완

전히 가려버린다. 유럽의 근대로의 전환에 기여한 화약, 나침반 등의 장비는 중국에서 온 것이고 아프리카에

는 악숨, 말리 왕국등의 국가가 존재했고 2만이상의 인구를 가진 도시가 30여개에 이르었다는(1600년경) 사실

은 '유럽의 진출로 인해 발전할 수 있었다'라는 사관 아래 무시된다.

비유럽 문명이라는 '외부의 야만인' 뿐만 아니라 유럽의 역사는 '내부의 미개인' 또한 만들어냈다. 유대인이나

이단자, 마녀, 파업노동자 등의 타자가 그것으로 크게 보면 '민중'을 지칭한다. 초창기에는 여러 종교적 관점

에 관대했고 가난한 이들에 관심을 가졌던 기독교는 로마제국의 공인을 시작으로 차츰 권력과 결탁해가며 급기야

는 권력 그 자체가 된다. 권력화된 기독교는 성직자의 기득권을 위협하는 교리가 나오면 이를 이단으로 몰아 잔

혹하게 제거해 나가고 농촌 공동체에서 오랬동안 전승되온 토착신앙을 기독교에 기반한 사회통제를 강화하기 위

해 이를 '마법'으로 몰아 탄압한다. 와트 타일러의 난과 독일 농민 전쟁이라는 저항을 한 농민들과 산업혁명 당

시 얼마 안되는 임금을 벌기 위해 '컴컴한 악마와 같은' 공장에서 10시간 넘게 일한 노동자들에게 '문명화된 유

럽'은 어떤 의미인가.

상당히 좌파적이고 민중적인 성격이 강한 성향을 보이는 책이다. 저자가 스페인 마르크스 역사학의 대표주자라

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민족과 국가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언급과 서로마의 멸망이 바로 이탈리아인들의

삶에 의미있는 영향을 준 것이 아니고 근대국가의 완성이 수백년간에 걸쳐 이루어졌다는 점등 역사의 전환이 한

순간에 바로 이루어진게 아니라는 언급은 당연해보이지만 쉽게 간과될수 있음으로 새겨두어야할 대목이다.

역주에 나온대로 전공자들에겐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http://costa.egloos.com2009-07-04T08:37:02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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