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책리뷰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 - 8점
우석훈.박권일 지음/개마고원

지난 2007년 출간된 심각한 청년실업을 구조적인 세대문제로 분석한 우석훈의 저서 <88만원 세대>는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다. 우석훈은 <88만원 세대>를 시작으로 총 4권의 '한국경제 대안 시리즈'를 내놓겠다고 했다.

<샌드위치 위기론은 허구다>는 이 중 2번째 저서로서 기업이라는 한국경제의 중심을 이루는 조직의 양상을 분석

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러기에는 제목이 중심주제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것 같다. 책에서 '샌드위치 위기

론'을 한국의 비과학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잘못된 경제분석 중 하나로 설명하기는 하지만 책의 주제를 포괄하기

에는 부족한 듯 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이 발간된지 1년 후에 개정판이 나왔는데 그 타이틀이 <조직의 재발견>

이다. 이전 판의 제목이 가진 눈에 확 띄는 강렬함은 없지만 그래도 이편이 책의 주제를 잘 나타내 좋은 제목이

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조직론'이라는 개념을 통해 한국 기업의 본질을 본다고 한다. 조직론이라는 말 자체는 조직을 다루는

학문이니 조직론이겠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간단하지 않다. 학문 자체가 1990년대 들어 조명

기 시작했고 아직까지도 개척해야할 여지가 많은 학문이다. 사실 경제학에선 많은 정의가 무엇이 고정되었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저명한 경제학자조차도 경기예측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발

생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경제는 어렵구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됬다.

<88만원 세대>에도 언급됬듯이 저자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포디즘'의 시대는 저물어감에도 국내 경제는 그

에 대한 대비와 변화가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인 '포스트포디즘'의 시대에는 창조적인 아

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배경인 다양성이 중요한데 아직까지도 국내기업은 '균질성'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다. 40

~50대 남성, 강남 혹은 서울대학교 출신 위주로 꽉 채워진 대기업에는 여성과 지방 출신 인재들의 입지가 매우

좁다. 단일한 특성을 가진 조직에서는 단일한 의견만이 나오는 법. 결국 다양성 저하는 국제경쟁력 약화로 이어

진다.

국제무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경쟁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이 책은 무조건 적인 경쟁이 능사가

아님을 보여준다. 조직 내부 구성원들의 지나친 경쟁은 흔히들 경쟁의 긍정적인 효과로 언급하는 '경쟁력 강

화'보다는 살기 위해 직원들끼리 뭉친 '비공식조직'들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

로 기업 스스로가 이러한 경쟁을 퉁제하려한다는 서술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놀라웠다. 물론 부서 간의 경쟁에는

제약을 두지 않지만 말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기계적인 감원은 근속기간 동안 축적된 노하우 즉 '암묵

지'를 가진 인재들을 잃음으로 오히려 기업의 잠재력을 깍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서술도 눈 여겨 볼 대목이다.

그 밖에도 공직 사회의 '순환환 복무 시스템'이 공무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저해하였으나 한 자리에 오래있지 못

함으로 부패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점, 무조건적인 금융화는 제조업투자에 갈 자본을 고갈시킨다는 점에

서 위험하다는 것.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서도 수익률이 낮은 건설업에 대한 비판 등

볼거리가 많다.

<88민원 세대>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우석훈의 방대한 지식은 정말 대단하다. 전공인 경제학의 여러 이론과 현실

사례는 물론이고 언듯 보기엔 별 관계가 없어보이는(그래서 이쪽을 전공한 구직자는 험난한 취직시장에서 상경

계 전공자보다 더 힘들다) 문학과 영화를 통해 자신의 논지를 펼친다. 이 책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자료로 경제학책이 아닌 움베르토 에코의 기호학 저서 <논리와 추리의 기호학>과 일본 에니메이션 <스팀보이>

를 제시한 것은 매우 흥미롭다. 인문학저서와 에니메이션을 통해 유럽과 일본의 자본주의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

다는 저자의 의견은 상경계열과 인문계열이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보편화된 인식을 넘어서는 것이어서 의미있다.

이 책에서 소개된 저자의 관점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관심을 가짊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우석훈의 '한국 경제 대안 시리즈'의 다음 편도 읽어보고 싶다.
http://costa.egloos.com2009-06-13T07:42:43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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