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사의 풍경 책리뷰

한국 근대사의 풍경한국 근대사의 풍경 - 8점
노형석 지음/생각의나무

자그니님의 알라딘 반값 할인 도서 추천 리스트 중에 있던 책으로 근대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 보

라는 설명까지 덧붙여져 흥미가 생겼다. 더군다나 저자 노형석 기자는 일전에 한겨레 21에 있을 때 우리 근대

의 풍경에 대한 좋은 기사를 많이 썼기 때문에 더욱더 관심이 가 도서관에서 빌려 보게 됬다. 책 서문에 드러

난 저자의 관점이 흥미롭고 공감이 갔다. 지금까지 우리는 일제시대를 독립투쟁사로서만 바라본게 아닌가, 근대

문명의 도입으로 뒤바뀐 일상 생활양식과 감수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는가 라는 관점. 이 책은 이러한 저자

의 관점을 기반으로 근대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책은 크게 철도, 전기, 도로, 상가, 탈것 등 인프라로서의 성격이 강한 근대성의 상징과 식민지 시기의 조선 8

도의 변화 양상 이 두가지를 다룬다. 영화, 신소설 등 문화적인 측면과 개인이나 공동체의 생활사적 측면은 다

뤄지지 않았으며 일반적으로 한국에서의 근대는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합쳐 불러지나 이 책에서는 일제시대의 양

상만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고 구한말의 모습은 각 주제가 구한말에 처음 소개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정도로

만 국한되 있다는 점에서 한국 근대사의 풍경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다소 다루는 내용이 협소하다는 느낌을

준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신문연재기사를 정리, 보완하여 출간한 책이라 심도있는 지식

을 쌓고자 하는 독자에게는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 막 한국 근대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책에 실린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할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풍부한 수준을 넘어 거의 책의 절반 가량을 차

지하는 고(故) 이종학 선생이 평생동안 수집, 정리한 사진 자료 또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대륙침략기지로서, 자원공급과 일본상인의 시장으로서 조선을 지배하려한 일제에 의해 왜곡되어 수용된 근대문물

의 양상과 그에 따라 착취당하고 동원됬으며 때로는 이에 저항한 조선 민중들의 모습이 이 책에서 일관되게 중점

을 두는 포커스다.

일제는 철도, 신작로, 전기 등의 근대를 상징하는 주요 인프라를 조선 민중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도라기

보다는 대륙진출과 물자공급이라는 식민모국의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조선에 도입한다. 이로서 철도가 호남

을 배제한 체로 건설됨으로 특정 지역 차별이 조장되고 경성의 도시가로 정비사업을 통해 종묘, 광화문 등 많은

전통 건물의 상당 부분을 도로선에 포함시켜 남은 시설물이 반쪽이 되게 함으로 쇠락시킴으로 전통유산을 말살시

키려는 등 우리 주도하에 이루어지지 못한 근대화의 폐단이 드러나게 됬다.

이러한 일제의 수탈에 신음하는 것은 힘없는 민초들이었다. 철도와 신작로 등 온갖 기간시설 공사에 강제로 동원

되고 쌀은 군산항을 통해 식민모국 일본으로 생산량의 60%가 공출됬다. 전기와 자동차등 문명의 이기도 일본인

들과 일부 부유한 조선인만이 향유했을 뿐 민중들에겐 먼나라 얘기였다.

이에 조선인들이 가만히만 있었던건 아니다. 소작쟁의와 노동자들의 조직 운동이 여러 곳에서 일어났고 일본 상

인들의 전횡 속에서 화신 백화점과 박가분으로 대변되는 1930년대 초 경성 북촌 조선 상인들이 약진하는 모습

이 나타났다.(비록 이들 가운데에서는 중일 전쟁이후 강화된 전시체제하에서 친일파로 변신하지만 말이다) 우편

제도의 성립이 자주적 근대의 표상으로 당시 지식인들에게 인식되었다는 점에서 우리 스스로의 근대화 역량이 충

분했을 것이라는 생각 또한 든다.

물론 일제의 지배하에서 이루어진게 아닌, 우리 주도로 근대화가 이루어졌다 해도 노동 착취 등의 문제는 남았

을 거지만 최소한 자신들의 야욕을 위해 오랬동안 합당한 이유로 존속한 타국의 전통체제를 기형적으로 비틀어놓

는 양상으로 인한 폐해는 나타나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이는 가정일 뿐 일제에 의해 기형적으로 도입된 근대

는 60년에서 100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지금을 이룬 기반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다.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과거 근대로의 전환이 어떠한 한계를 지녔는지 깨닫고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미래를 준비해

야 하는게 아닐까.
http://costa.egloos.com2009-04-16T03:22:500.3810

덧글

  • Hendrix 2009/04/20 22:06 # 삭제 답글

    기회가 되신다면~ 현실문화연구에서 나왔던 <경성에 딴스홀을 허하라>를 읽어보셔도 재미있을 듯 하네요~
  • 소시민 2009/04/21 10:04 #

    네 찾아보니 <한국 근대사의 풍경>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수 있는 책인것 같네요.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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