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대사건들 - 격동과 비약의 기록 에 대한 잡설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12~14년 전 쯤 유년시절에 시립도서관에서 처음 접한 책이다. 이제는 새로운 책들에 밀려 고서로 정리됬기

때문인지 시립도서관에서 열람하기는 힘들어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다시 보게 됬다.


책 정면샷. 책 표지 왼편에 붙여진 테이프가 이 책이 얼마나 오래됬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원전은 1977년에

출간되었고 국내에는 1980년대 중반에 소개됬다. 여기서 의문점이 생기는데 20세기가 끝나기까지는 한 세기의

4분의 1 가량의 시간이 남은 시점에서 왜 한 세기를 정리한 책을 내놓았는가라는 것이다. 즉 스타워즈 개봉,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 이란혁명,중국의 개방, 독일 통일과 소련 붕괴 같은 1977년 이후의 중요한 사건들이

다뤄지지 않은 것이다. 편집진은 1977년 이후로는 급격한 변화 없이 지금 이대로의 양상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이해가 잘 안 된다.

하지만 출간시기를 제외하면 이 책은 꽤 괜찮은 책이라 평할 수 있다. 책은 구질서의 붕괴(1900~1918), 흥청거리는

20년대(1919~1929), 시련의 시대(1929~1939), 제2차 세계대전(1939~1945), 핵시대(1945~1956), 우주시대(1957~1976)

등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 있다. 각 장들이 명확하고 자연스럽게 구분되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파리강화회의,

대공황, 독일의 폴란드 침공, 히로시마 원폭 투하. 스푸트니크 1호 발사 등 각 장의 첫부분을 장식하는 사건이 한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중요한 사건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한데에서 기인한다. 만약 이 책이 20세기가 끝난 뒤에

나왔다면 1976년 이후 시대를 어떻게 구분했을지 절로 궁금해진다. 물론 마지막 장은 1989년 동유럽 공산권 붕괴로

시작하면 되겠지만 우주시대와 공산권 붕괴 사이의 기간을 어떻게 정의해야 할지가 관건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이나

오일쇼크를 한 장의 시작으로 삼을 수도 있겠지만 위에 언급한 사건에 비해서는 10년 정도되는 한 시기를 정의할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다루는 20세기의 사건들의 분야는 다양하다. 러일전쟁에서 베트남전으로 이어지는 정치, 국제, 전쟁사 와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발명에서 아폴로 11호의 달착륙으로 이어지는 과학기술의 진보, 초현실주의 화풍과 영화의 첫

출현, 제임스 조이스의 작품 '율리시즈'를 둘러싼 외설 논쟁 등 문화예술의 경향 등 여러 분야의 주요 사건들을 다룬

것이다. 각 주제는 제목에 언급된 사건만을 다루는게 아닌 그 주제 이전의 배경 역할을 한 사건과 주제 이후의 발전

양상, 주제와 관련된 다른 사건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그 예로 청조의 몰락(1911)이라는 주제에서는 직접적인

소재인 신해혁명 뿐만 아니라 20세기 벽두의 의화단 운동, 신해혁명 이후의 5.4 운동, 장제스의 군벌 토벌 까지

다루었고 콩고 내전(1960)에서는 콩고 만이 아닌 나이지리아와 앙골라 등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내전까지 언급한다.

간혹 책이 나온 시점에는 미래의 일이지만 현 시점에서는 과거에 결정된 일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인간 달에 서다

(1969)에서는 책이 나온 시점에는 실험 단계 였던 스페이스 셔틀에 대해 달까지 사람을 운송할 것이라 말하고 홍위병

혁명(1966)에서는 마오쩌둥 사후의 중국의 미래는 미지의 영역이라 언급한다. 달에 가보지도 못한체 은퇴를 앞둔

스페이스 셔틀과 개혁개방 정책으로 무섭게 성장해 세계 경제의 중요한 한 축을 차지하게 된 중국의 위상을

1977년에 상상할 수 있었을까라는 점에서 위와 같은 서술은 매우 흥미롭다. 각 장마다 문화예술, 과학기술, 시대의

생활이라는 파트를 배치한 것은 시대에 따른 이들 영역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문화예술인 경우는 그 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을 설명하는데 머무르고 시대의 생활은 미국 국내의 모습에만 초점을

맞추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시대에 따른 변화의 모습을 살펴보는데에는 무리가 없다. 각 장의 끝에는 장이 다루는

시기의 연표가 실려있는데 가끔 중요한 사건이 빠졌다는 느낌이 들지만(1968년에 프랑스 68혁명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은 좀 이상하다.) 전반적으로 괜찮은 편이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로 풍부한 사진, 그림 자료 수록을 들 수 있다. 
 
위 그림은 1917년 러시아 10월 혁명의 현장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묘사했다. 이 밖에도 1차대전 당시의 서부전선

참호와 2차대전의 격전지 중 하나인 스탈린그라드의 모습을 상세하게 묘사한 그림도 수록되 사건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위 지도는 독일의 1941~!942년에 걸친 대소련 공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 밖에도 각 전선의 양상을 나타낸 지도가
 
풍부하게 존재한다.

사진자료도 매우 풍부하다.

1920년대 초반 새로운 건축양식을 다룬 장에 수록된 사진이다. 앞에 언급한대로 주 소재인 20년대의 건축양식

뿐만이 아닌 그 이후의 건축양식도 함꼐 소개되 있어 1960년대 후반 미국에 건설된 해비테트라는 건물의 사진도

실리게 됬다. 나름 볼만한 건물이라 생각해 따로 찍었다.

 2차대전 당시 미국 에스콰이어지에 실린 괴링, 무솔리니. 도조 히데키를 묘사한 그림이다. 추축국의 대표인물들이
 
낫(?)을 든 저승사자에게 잡혀가는 그림이라니...

이 책에서 한국전을 다룬 부분은 이게 전부다. 1945년 국제연합의 설립을 다룬 장에서 유엔의 국제분쟁

억지력이 성공한 사례로써 다뤄졌다.

1976년에는 위와 같은 3D 그래픽으로도 실제와 같다고 경탄했겠지만 30년이 지난 지금은 당시에는 유아기 단계였던

개인용 컴퓨터로도 이미 10여년전에 졸업한 질낮은 그래픽으로 보일 뿐이다.
 
앙골라 내전 당시 찍힌 사진으로 친서방 성향인 반군지도자가 친공산권 성향의 반군을 지원하러 온 쿠바군 출신 포

로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웬지모르게 재미있는 사진이라고 느껴져 찍었다.

1972년 닉슨의 중공 방문 당시 나온 그림인듯. 이왕 그린 김에 저우언라이 짝으로 키신저도 그렸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위 그림은 앞으로 건설될 달 정착지의 모습을 상상한 것을 나타낸 것이다. 하늘을 매우 맑게 묘사함으로 상쾌한
 
느낌이 들게하는 것이 좋아 찍어봤다. 정작 달 정착지는 이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도 실현이 요원한듯 하다(...) 

이 책은 현재 절판됬기 때문에 헌책방에서나 구할 수 있을 듯 하다. 본인도 이 책을 발견한다면 바로 구입하고 싶다...

(책을 다루었지만 아무래도 역사에 관심있는 분들이 좋아할만할 책이기 때문에 역사밸리로 보냅니다.)

덧글

  • ghistory 2009/04/05 20:27 # 답글

    해비테트: 유사한 건물들이 캐나다 퀘벡에도 있더군요.
  • 소시민 2009/04/05 20:31 #

    그렇군요...
  • ghistory 2009/04/05 20:27 # 답글

    달 정착지의 모습: 달 정착지가 아니라 실린더형 스페이스 콜로니가 아닐까요?
  • 소시민 2009/04/05 20:31 #

    지금은 학교도서관에 반납해서 바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책 본문의 설명에는 달 정착지라고 나온걸로 기억합니다.

    하긴 달 정착지의 형태는 다양할테니... 제가 봐도 실린더형 같아보이네요.
  • ghistory 2009/04/05 20:28 # 답글

    친서방 성향인 반군지도자: 이 인물이겠지요?

    http://en.wikipedia.org/wiki/Jonas_Savimbi
  • 소시민 2009/04/05 20:29 #

    네 이분 맞습니다.
  • 크악크악 2009/04/06 13:47 # 답글

    저도 동대문 헌책방에서 이책 구입했습니다..
    20세기 대사건들이라서 여러사건을 다루니 한사건마다 좀 내용이 부족하지 않을까 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어있더군요...
    특히 1차대전은 제가 본책중에서 2번째로 자세한...-.-;;(첫번째가 '모든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전쟁'...-.-;;)
    그런데 겉표지가 없는거군요...제가 구입한건 91년도 11판이라 그런지 겉표지도 무사하더군요
  • 소시민 2009/04/06 18:46 #

    네 개괄서로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책은 학교도서관에서 빌린것인지라... 학교에서 겉표지를 제거한것 같네

    요. 동대문 헌책방에서 구하셨다니 저도 총알이 마련되면 그 쪽에서 책을 구해봐야겠습니다.
  • 군인 2011/04/24 15:01 # 삭제 답글

    휴가갔다가 에 이책이 있길래 부대복귀해서 봐야지해서 가져갔는데 보안성에 위배된다고 반입금지처리됐어요
    흠.. 전역하고 볼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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