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 토리노 영화


'그랜 토리노'는 본인이 두번째로 접하게 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이며 동시에 처음으로 접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한 영화다. 지난 1월 개봉한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배우로 출연하지는 않음) '체인질링'을

괜찮게 봐서 이번 '그랜 토리노'의 개봉을 기다려 왔다. 검은 색 바탕에 주인공 월트의 얼굴 실루엣이 그려진 이미

지를 처음 봤을 땐 갱단의 연대기를 다룬 영화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물론 실제 내용은 이와는 다르지만 어쨌거나

영화 내에 갱이 등장하기는 하니 예감이 완전히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역을 맡은 영화의 중심인물 '월트 코왈스키'는 과거 미국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노인이다.

그의 집 앞에는 성조기가 항상 걸려져 있으며 국가의 부름을 받아 한국전에 참전했고 오랫동안 '포드'의 생산직

노동자로 일했다. 그와 함께 그는 이따금씩 유색인종에 대한 적개심을 공공연하게 표출한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월트의 아들은 일본 자동차 회사 '도요타'를 위해 일하고(영화 내에서는 언급되지는 않지만 최근 '포드'의 실적악화와 

이를 타파하기 위한 구제자금 신청 과정에서 일어난 굴욕들을 월트가 지켜봤으면 분명히 가슴 아파했을 것이다.) 

그가 사는 동네에는 흑인과 동양계 이민자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재미있는건 동양계 이민자들의 급증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월트 자신도 폴란드계 이민자 출신이라는 것이다. 역시 월트에겐 인종에 대한 편견이 확실히 남아있는

듯 하다.) 장성한 자식들은 아버지에게서 어떻게 하면 유산을 받아낼까 외에는 아버지에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월트에게 자신이 직접 조립한 '포드'의 1972년 작 '그랜 토리노'는 과거미국의 영광과 젊은 시절을
 
상기시키는 중요한 유산일 것이다.

월트의 무기력하고 짜증스러운 일상은 그가 이전까지 불편하다고 여긴 동양계 이민자 '타오'와 '수'와의 만남으로

변화하게 된다. 비록 월트와 '타오', '수'가 서로 좋은 인연을 맺게 되는 과정은 조금 불충분하게 이루어졌다는 느낌이 들

지만 그러고 난뒤 서로 간의 관계에선 가슴 깊이 남을만한 감동이 느껴진게 사실이다. 80세에 가까운 노인(물론 정확한

나이는 영화 내에서 언급되지는 않지만 60년 가까이 된 한국전에 참전한 경력과 월트가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형상화해낸것이라는 일부의 생각을 생각하면 그 정도로 봐도 무리없을 듯 하다.)이 10대 중반인 소년을 '나의 친구'

라고 호칭한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친구'라는 상호평등적인 개념이 인종과 세대를 넘어선 서로간의 진솔한 관계의 

참모습을 잘드러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 와중에 월트가 타오에게 가르치는 '남자다움'이란 가치에 대해선 관객에

따라 이견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남자다움'이라는 가치가 월트의 지난 삶을 이룬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생각하면

월트의 타오에 대한 사랑 자체를 의심할 수는 없다. 본인은 영화의 팜플렛에 나온 '한국에 워낭소리가 있다면 미국에는

엔진소리가 있다'라는 광고카피에 쓴웃음을 지었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나름 일리가 있는 문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학대, 가부장적인 성격이라는 비판을 받을 만한 소지가 분명히 있지만 수십년간의 동반자인 소에 대한 

최원균 할아버지의 사랑 자체는 의심할수 없은 것 처럼 월트의 그것도 마찬가지라 본다.

결말에서 나타나는 월트의 최후의 선택은 영화 중간에 복선이 제시되고 인물의 성격에도 어느정도 부합된다는 점에서

무리한 결말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꼭 그런 돌이킬수 없는 선택을 했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어떤 블로거가 말한대로 타오와 수는 월트의 선택에 대해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갈까? 아니면

충격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까? 후자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개인적으로 월트의 가치관에는 동의하지는 않지만 서로간의 이해에서 나온 따뜻한 관계에서 나오는 감동이 커

좋았다. 체인질링에 이어 좋은 작품을 선사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게 경의를 표하고 넬슨 만델라의 일대기를

다룬 그의 차기작도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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