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비밀 책리뷰

닌텐도의 비밀닌텐도의 비밀 - 6점
데이비드 셰프 지음, 권희정 외 옮김/이레미디어

1980년대 일본 기업의 미국 시장에서의 위력은 정말 대단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일본인들을 위해 일하다니 벼

락이나 맞아라'라는 말이 나왔을까. '동키콩'으로 미국 아케이드 게임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킨 뒤 '패미컴'으

로 아타리 쇼크 이후 붕괴된 미국 비디오 게임 시장을 부활시키고 95%의 점유률을 차지한 '닌텐도'도 그러한 일

본 기업 중 하나다. 이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밀려 침체됬으나 최근 'DS'와 '위'의 성공으로 비디오 게

임 시장의 강자로 복귀했다. 국내에서의 인기도 대단해 '왜 우리는 닌텐도 같은 것을 못 만드냐'라는 대통령의

관심까지 부른 기업 닌텐도. 지난 달 발간된 따끈따끈 한 책 <닌텐도의 비밀>은 이러한 닌텐도의 성공의 이유

를 파헤치겠다는 문구를 내세운다.

19세기 후반 화투기업으로 시작한 닌텐도가 이로부터 100년 후 세계 최대 비디오 게임 업체로 변모한 것은 야

마우치 히로시 회장의 결단과 능력에서 비롯됬다. 야마우치는 개인적으로 비디오 게임을 즐기지 않고 앞으로도

즐길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인물이고 때때로 고집이 세고 독재자적인 면모를 보였으나 비디오 게임 사업에서의

감각은 뛰어났다. 미야모토 시게루, 요코이 군페이, 이마니시 히로시 같은 뛰어난 인재를 영입한 안목도 닌텐도

가 왜 성공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책은 닌텐도 아메리카의 설립과 발전, 성공에 주 초점

을 맞추고 있다. 미국 유학생 출신인 야마우치의 사위 아라카와 미노루는 장인의 권유로 닌텐도 아메리카를 설립

하고 책임자가 된다. 처음은 작은 사무실과 작업장으로 시작해 사장 아라카와도 일반사원와 같이 부품 조립에 참

여했을만큼 열악했지만 '동키콩'의 성공으로 비약적으로 성장하게 됬고 '아타리 쇼크' 이후 팽배해진 비디오 게

임 사업에 대한 불신과 완구업계의 관행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초기에는 어려움을 격었지만 '패미컴'마저도

흥행시킴으로 닌텐도 아메리카는 찬사와 공격을 동시에 받는 거대 사업체로 성장한다.

닌텐도의 성공의 원천은 '동키콩',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같은 엄청난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들을 연이

어 개발해낸데에 있다. 야마우치와 아라카와의 뛰어난 경영능력은 이들 게임을 효과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공급하는데 제 역할을 한 것이다. 게임이 형편없다면 고도의 마케팅 기술로 포장한다해도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

한다는 의미다. 그러므로 닌텐도의 성공비밀을 다룬다면 '어떻게 좋은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명쾌하게 풀어내야 하는데 이 책은 그 점에서 부족하다. 그저 어릴 적 부터 모험을 좋아하고 풍부한 상상력을 가

진 미야모토 시게루와 시게루를 발굴해내고 게임 개발진을 서로 경쟁시킨 야마우치의 관심, 엄격한 게임 평가 시

스템 정도로만 다루어진다. 이는 뛰어난 한 개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어 독자의 능력을 키

워줄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과 원칙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닌텐도 아메리카가 거대 사업체로 거듭

난 후 닌텐도의 라이센스 정책에 반발하는 업체의 소송에 대한 닌텐도의 반응은 매우 오만하다고 느껴졌다. 물

론 고소를 한 업체는 사회정의를 세운다는 식의 의도가 아닌 좀 더 많은 수익을 거두기 위해 그리 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2년 동안 타 회사의 비디오 게임기로 닌텐도의 게임기로 낸 게임 이식 금지, 과도한 라이센스 비용,

게임 카트리지 생산을 닌텐도가 독점함으로 카트리지 배분을 두고 라이센싱 업체에 대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가능하다는 점 등 확실한 불공정 행위를 '억울하면 능력으로 승부하라','일본업계에 대한 미국의 중상모

략'등으로 변호하는 닌텐도의 태도는 매우 실망스러웠다.

이 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오래됬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지난달에 출시된 신간이지만 원전은 1993년 미국에서

출간된 'GAME OVER'다. 자연스래 1993년 이후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에 비디오 게임계의 왕좌를 빼았기고

와신상담하다 최근 'DS'와 '위'로 다시 비디오 게임계의 정상에 오른 16년간의 닌텐도의 모습은 언급되지 않는

다. 그래서인지 책 후반부에 나오는 닌텐도와 소니 간의 협력관계가 닌텐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갔다는 저자

의 정리는 지금 보면 쓴 웃음이 난다. 국내 출판사는 93년 이후의 닌텐도의 모습을 간략히 정리한 챕터를 책에

추가했지만 구색맞추기에 불과한듯한 인상을 준다.

그래도 이 책은 닌텐도에 대한 소소한 여러 사실을 알려줌으로 큰 잔재미를 선사한다. 닌텐도 가문의 가족사,

비디오 게임 사업에 진출하기 전의 화투, 택시, 러브호텔, 인스턴트 쌀밥(햇반 같은), 초보적인 아케이드 게

임 사업을 한 닌텐도의 역사, AVGN 비디오에서 다룬 영화 위자드, 파워 글러브, 성경 게임 등의 언급, 지금까

지 이어져 오는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 반사회성에 대한 논란 등을 살펴보는 것은 유익했다.

이 책은 너무 늦게 나왔다는 점에서 가치가 떨어진 책이다. 1994년에 나왔으면 별 4개를 주었지만 현재로서는

별3개 이상은 안될 듯 하다. 그래도 당시 닌텐도에 대해 알고 싶다면 볼만한 책이다.
http://costa.egloos.com2009-03-21T02:40:010.3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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