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와 칼 책리뷰

국화와 칼국화와 칼 - 8점
루스 베네딕트 지음, 김윤식.오인석 옮김/을유문화사

일본이라는 나라는 우리에게는 임진왜란과 36년간의 식민지배라는 역사적인 배경과 현재까지 계속 되는 독도와

위안부에 대한 극우인사의 망언으로 민족주의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하지만 한세대만에 전통봉건사회

를 근대화된 공업국가로 변화함으로 서구 제국주의 열강과 같은 반열에 오르는 초유의 과업을 이루고 태평양전

쟁 패전을 극복하고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 된 놀라운 성과를 일구어낸 국가이기도 하다. 이런 성과을 낸 그들은

어떤 문화와 의식을 가지고 있는가. '국화와 칼'은 이러한 물음에 어느 정도 답해줄 수 있는 책이다.

국화와 칼은 잘 알려진대로 일본을 연구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저서 중 하나로 꼽히는 '고전'이다. 기존 서구

국가들과의 전쟁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일본과의 전쟁에서 자연스래 미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

다 생각하고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에게 연구를 의뢰한다. 베네딕트는 교전 중인 적국 일본에 찾아가지 못함으

로 인류학 연구의 중요한 방법인 현지조사를 단념해야 했다. 결국 미국에 체류중인 일본인들을 인터뷰하고 다른

학자들의 연구성과를 참고함으로 '국화와 칼'을 완성한다. 현지조사를 하지 못했음에도 '국화와 칼'이 일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저서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정말 놀라운일이다. 이 책의 첫장은 저자의 인류학 연구에 대한

견해(따라서 일본을 연구하는데도 적용된)가 서술되 있었는데 이 중 인류학자들은 그들 자신의 문화와 다른 문

화 간의 차이에 익숙해야 한다는 언급은 분명 경청할만하다.

400P에 가까운 본문에서 다루는 일본문화의 키워드는 크게 4가지다. 온(恩), 기리(義理), 알맞은 위치, 이중

성 으로 책의 내용은 이 네가지를 정의하고 이러한 키워드가 내포된 일본문화, 역사적 배경, 각종 사례 등으로

부연설명됨으로 구성된다. 온은 우리 한자음으로 은이라 발음되는 은혜로 일본인들은 천황, 부모, 주군으로 부

터 은혜를 입는다 보고 이는 평생 갚아나가야 할 '부채'로 본다. 하지만 자신과 동등하거나 낮은 사람이 행하

는 온에 대해서는 크게 부담감을 느낀다. 태평양전쟁 당시 여러 전장에서 행해진 옥쇄와 가미카제는 이러한 천황

에 대한 온을 갚는다는 이유에서 나온 것이다. '부채'는 기리와 기무로 나뉘어지는데 기무는 평생가도 갚을 수

없는 영원한 부채인반면 기리는 자신이 받은 온만큼만 같으면 되는 부채다. 알맞은 위치라 함은 일본 사회 내에

계층제도가 정비되 있고 사람들은 이를 체화시킴으로 반영됨을 말한다. 이는 가정에서 아버지 중심, 남성 우

위, 연령 중심을 특징으로 하는 위치 구분으로 시작해 사회 전체로 확대되고 심지어는 태평양전쟁을 '전쟁은 각

국가들의 알맞은 위치를 찾기 위한 과정' 인식으로 이어진다. 이 책의 서장에 저자는 일본인들은 싸움을 좋아하

면서도 얌전하고 보수적이면서도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를 좋아하는 등의 타민족과는 차별되는 이중적인 모습

을 보인다고 언급한다.

책에서 드러난 일본의 사회체제는 당근과 채찍으로 잘 유지되왔다. 일본인들의 유년시절은 꽤 자유롭다. 온천욕

과 풍부한 잠, 맛있고 즐길만한 외관을 가진 음식, 게이샤와 창부와 어울림으로 성적 쾌락을 즐기는 남성 등 개

인적 욕망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그러나 성년에 접어들면 여러 규율에 통제되는 삶을 살아야한다. 온천욕과

잠, 음식에 대해선 때때로 철저한 단련의 관점이 부여된다. 신체를 단련하기 위해 겨울에 냉수를 끼얹고 시험때

는 밤을 새면서 공부하고 군대에서는 잠을 자지 않고 이틀밤을 행군하는 훈련을 실시한다. 먹고 싶은 것을 참는

는 것은 '단련'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지를 감별하는 방법 중 하나다. 남성들은 성적 쾌락을 누릴수 있지만 그렇

다고 부모가 지정해주는 정부인을 거부할 수는 없다. 이 밖에도 철저한 가부장제 사회이면서도 가정의 중요한 일

을 결정시 가족회의를 열어 위치가 낮은 가정구성원의 의견까지 수렴하고 막부시절 농민반란을 일으킨 농민의 대

표의 하소연을 들어주면서 동시에 영주에 대한 충을 어겼다며 죽음을 명하는 사례는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병

행해 나가면 사회를 유지해온 높은 통치술을 잘 보여준다. 더욱더 인상적인 것은 기리와 주(忠)가 충돌했을떄

의 대처인데 '47인의 로닌'이라는 이야기에서는 주군을 모욕한 고위관료를 죽임으로 주군에 대한 기리를 갚

고 어찌했든 고위관료는 로닌보다 상위계층에 있는 사람으로 살해는 주를 위반한 것이 되었음으로 죽음으로 주

에 대한 의무도 충족시킨다. 이 외에도 기리와 주와의 충돌때 죽음으로 이 두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려는 일본

인의 사례가 책에서 종종 발견할수있다.

사실 책에서 드러나는 일본의 문화는 전체주의적인 색깔이 너무 강해 당시 서구 민주주의 국가는 물론이고 현재

우리의 시각에서 보기에도 당혹스러워 보인다. 책이 쓰여진지 60년이 지난 지금 이런 일본인들의 모습이 그대

로 유지되었을련지도 의문이다.(물론 다나카 수상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 자살한 운전기사의 사례 등을 보면 국화

와 칼에서 다룬 일본인들의 관념이 변형은 됬을지라도 사라지지는 않은 듯 하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번역의 문

제인지 원전의 문체가 그런지는 몰라도 가독성이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책이 출판된 당시에는 현재적인 가치를

가졌을테고 지금 보기에도 당시 일본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사료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해설

에 언급된대로 언젠가 한번 더 읽어야 할 듯 싶다.

http://costa.egloos.com2009-03-18T03:45:22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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