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논술 삼국지를 추억하다. 책에 관한 여러 잡다한 것들

본인은 삼국지를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인 90년대 중반 경에 처음 접했다.

처음 접한 삼국지의 이름은 '논리논술 삼국지' 아마 이모작가의 평역 삼국지가 논리논술에 좋다는 풍문(...)

에 착안한 타이틀인듯 하다.

당시 초등학교에서 구독시킨 소년조선일보의 광고를 통해 그 존재를 알게됬고 구미가 당긴 본인은 '논리논술'

이라는 타이틀을 들어 교육적인 효과가 상당할것이라고 어머니를 설득해 접하게 된 것이다. 비록 지금은 어디론

가 사라졌고 인터넷에서도 정보를 찾기 힘들지만 그 당시에 나름 재미있게 본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게 기억난다.

물론 성인이 된 지금 생각하면 허점투성이지만 말이다.

'논리논술 삼국지'는 전 5권으로 구성됬다. 1권이 도원결의에서 여포의 죽음까지, 2권이 그 유명한 조조와

유비의 '이 시대의 영웅은 누군가?'를 논의한 만남에서 삼고초려까지, 3권이 박망파 전투에서 유비의 남군

함락, 4권이 유비의 형주남부 4군 공략에서 아버지의 원수를 갚으려다 결국 패한 마초까지, 5권이 유비의

익주 정복을 다루었던 걸로 기억한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왜 삼국지가 삼국통일이 아닌 유비의 익주 정복에서 끝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

이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일단...


새나라의 어린이들에게 위 짤방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수는 없지 않는가? 여태까지 그려낸 주군과 신하간의 신의를

뒤엎는 모습을 차마 그려낼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까지는 농담이고 이 작품은 유비가 한중왕의 자라에 오름으로 유비의 시대가 개막되었다는 문구로 끝이 난다.

뭔가 이상하다. 아직 조조와 손권을 제압했다는 언급은 없었는데 벌써 유비의 시대가 열렸다니 이 작품이 타이틀에

내건 '논리' 와는 거리가 먼 모습이 아닌가? 여기서 더 나간 언급을 본문 외의 서문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비는

포용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천하를 통일할수 있었다.(포용력 말고도 다른 능력을 언급한것 같은데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는다.)


유비가 천하를 통일했다고!



지금 생각하면 그저 위 짤방과 같은 심정이다(...) 참고로 위 짤방 역시 유년 시절 때 본 한 만화 삼국지에서 가져

온 거다. 나중에 이에 대해서도 글을 쓸 생각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유비의 시대가 열리고 천하를 통일했다는 근거는 한중왕 즉위 이 하나 뿐이다. 똑똑한 어린이라면

아직 조조와 손권의 세력을 유비가 멸망시켰다는 내용도 없는데 천하통일을 이루었다는 서술이 나온데에 의문을 가

질 것이다. 그러고 나서 다른 삼국지를 보고 역시나! 하고 탄식했을것이다. 이런 뻔한 왜곡을 저지른 이유는 무엇일

까? 어린 아이들에게 한중왕 즉위 이후 바로 이어지는 관우와 장비의 비극적인 최후, 유비와 제갈량의 한이 서린

죽음, 궁극적으로는 위에 촉이 멸망함으로 유비 진영에 의한 천하통일이 좌절되는 장면을 보여줄 수 없다고 여긴

것이라 생각한 것이 아닐까? 윤리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인물로 그려낸 유비와 제갈량의 궁극적인 실패를 보여주는

것은 아이들의 바람직한 인격 형성에 장애가 된다고 판단한게 아닐까 본다. 그렇다 해도 금방 드러날 거짓말을

저지르다니...

글과 간간히 보이는 만화 컷으로 작품은 구성됬다. 만화 컷에 드러난 인물의 모습은 유관장, 제갈량, 조조를 제외

하면 대충 그려냈다는 인상이 들게한다. 그리고 전장의 묘사도 매우 빈약했던 걸로 기억한다. 삼고초려 이후를 다룬

3,4,5권은 원작의 내용을 충실히 다룬 듯 하지만 1,2권은 내용을 몇 몇 빼거나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관도대전과

유비의 황건적 토벌, 심지어는 여포, 초선, 동탁이 연루되 끝내는 동탁의 죽음을 부른 미인계도 빠져있거나 한줄요약

(...)화된걸로 기억에 남아있다.(이건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하튼 삼국지의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가 이 작품에서

홀대된것은 틀림없다.) 조조와 여포와의 대립도 막판의 진등 부자의 계교로 인한 여포의 몰락만 다루어졌다. 간혹

등장인물의 이름도 틀리게 나타났다. 박망파 전투의 조조측 총사령관의 이름이 무려 '하후순'이다.(...) 각 권의

뒷 부분에는 독자들의 논리 논술 능력을 키워주는 코너가 마련되 있다. 아마 그 코너는 그 권에서 다룬 인물과 지명의

명칭 쓰기, 내용의 이해도를 측정하기 위한 4지선다 객관식, 주제에 대한 생각을 서술하는 난으로 구성되었던걸로

안다.

이 작품의 주요 타겟인 저연령층에게는 나름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재밌는것은 부록으로 각 권의 뒷면에 삼국지에서

유래한 고사성어와 삼국지의 진실류의 볼거리를 수록해났는데 그 중에 적토마는 오에 의해 처형당한 관우를 따라

죽었다는 언급이 나온다는 점이다.

익주점령에서 서둘러 마무리함으로 어린이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기지 않으려는 노력(...)은 여기서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지금은 헌책방이 아닌 이상 찾아볼수 없는 듯 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렇게 단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정작 그 시절에는

나름 재미있게 봤었다. 역시 어린이란...(...) 

덧글

  • 한단인 2009/03/13 12:44 # 답글

    우후후.. 저 짤방.. 언젠가는 쓰임이 있을 것이라 여겼는데... 과연 성과물이 여기서 등장하는 군요.(뭐야 임마?)
  • 소시민 2009/03/13 18:19 #

    이 글을 쓸려는 차에 전에 한단인님의 이글루에서 본 이 짤방이 바로 생각나버렸죠...
  • 自重自愛 2009/03/13 17:01 # 답글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소설만화 삼국지]랑 똑같네요? (뒷부분의 논리논술 능력 키워주는 부분만 없음.) 심지어 '하후순'이란 오류까지 똑같애요. 혹시 [소설만화 삼국지]의 개정증보판인지?
  • 소시민 2009/03/13 18:23 #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논리논술 삼국지가 유진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것 같은데 사이트를

    찾을 수 없는 걸 보니 아무래도 망한 것 같습니다 -_-;;
  • 뇌세척 2009/03/14 00:38 # 답글

    아아, 그림 보고 배가 아플 정도로 웃었습니다;
    읽다보니까 저도 어렸을 적에 읽었던 5권 짜리 만화 삼국지 생각이 나네요.
    비극적으로 나오는 유관장 삼형제의 최후 모습에 나름 충격을 받았었는데...
    그렇다고 유비가 천하를 통일했다!! 라니(...)
  • 소시민 2009/03/14 14:09 #

    하긴 유년시절을 생각하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 삼국지가 많았습니다. 원작을 제대로 반영한 작품이 잘 보

    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논리논술 삼국지>처럼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는 용자짓은 하지 않았죠.(...)
  • 自重自愛 2009/03/14 10:12 # 답글

    트랙백했습니다.
  • 소시민 2009/03/14 14:07 #

    네 글 잘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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