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자 동아일보에 실린 변희재씨의 칼럼 비판 뉴스에 대한 생각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12240168

작년 우석훈씨가 제기해 화제를 불러일으킨 '88만원 세대론'에 대한 변희재씨의 비판글인데 이에 대해

몇가지 지적이 필요할듯 싶다.

우 박사의 ‘88만 원 세대론’은 계급과 이념갈등이 극으로 치닫던 노무현 정권 말기에, 소외받은 젊은 세대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촛불시위 등을 거치면서 이 담론의 심각한 결함이 드러나 오히려 젊은 세대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었다.

- 계급과 이념갈등이 극으로 치닫덛 노무현 정권 말기...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인데 '88만원 세대론'이 소외받은 젊은

세대의 현실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말은 '88만원 세대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이니 여긴 별 태글을

걸게 없다. 그런데 변희재씨는 이 담론의 심각한 결함이 있고 오히려 젊은 세대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 말한다. 오오

어떤 결함이 있고 어떻게 해악을 끼쳤는지 살펴보자.

첫째, 386 이후 세대의 잠재적 가능성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특히 386세대를 독서량과 미래 대처 능력 등을 근거로 전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한 세대라 예찬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1968년생으로 386세대 끝자락에 서 있는 우 박사 역시도 386세대의 공고한 소속감에 매몰돼 있는 게 아닐까?

- 잠재적 가능성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88만원 세대론'의 주요 초점은 젊은 세대의 잠재적 가능성이 아닌 이런

가능성을 펼칠 기회가 사라지는 사회구조다. 21세기에 포디즘적 교육에 의해 치열한 입시 경쟁에 치이고 일자리를 구

할때는 괜찮은 일자리가 바늘 구멍이어서 '88만원' 비정규직에 어쩔 수 없이 종사해야만 하며 살인적인 대학 등록금같

은 사회안전망이 미비한 현실에서 젊은 세대의 잠재적 가능성이 발휘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88만원 세대론'은 이런

환경을 개선하자는 주장을 담고 있는데 잠재적 가능성을 찾는 노력을 하지 않은 다는 비판은 좀 어색하지 않을까?

둘째, 젊은 세대가 자신들의 꿈을 실현하는 데 크나큰 장애가 되고 있는 386세대의 인맥 패거리 구조, 그리고 인터넷 폭식자 포털 등의 폐단을 외면하고 있다. ‘88만 원 세대론’이 젊은 세대를 위한 게 아니라 “잘난 386세대가 영원히 너희를 지켜주겠다”는 세대 지배형 담론이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 '88만원 세대론'은 이미 사회에 안정적으로 편입된 기존 세대가 젊은 세대들을 위해 양보를 해야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에 안정적으로 편입된 기존 세대는 넒은 의미로는 현재 대기업이나 공공 부문에 취직한 20

대 후반 세대까지도 포함된다. 386세대도 물론 이에 포함된다. 변희재씨는 이전 칼럼들에서도 포탈 등지에서 인맥

패거리 구조를 유지한다는 386세대에 대해 비판을 하고 있는데 이번엔 그 대상을 잘못 잡은것 같다.

셋째, 그러다 일부 10대가 광우병 파동 때 촛불을 들고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새로운 민주주의 세대가 나타났다”며 너무나 가볍게 10대와 20대를 갈라놓았다. 그렇다면 촛불을 들지 않은 10대는 무슨 세대인가? 광우병대책위가 이름을 바꿔 조직한 민생민주국민회의는 내년에 2차 촛불시위를 주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만약 10대들이 진보좌파 386세대가 기획한 이러한 집회에 참여하지 않으면 또다시 “너희는 미래가 없다”며 온갖 협박을 가할 것 아닌가.

- 일단 협박이라는 건 물리적인 강제력을 가진 자가 그렇지 못한자에게 행하는 행위다. '진보좌파 386세대'가 10대들

에게 행할 물리적인 강제력이 무엇인가? 촛불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10대는 신입사원으로 채용하지 말라고, 대학에

입학시키지말라는 압력을 넣고 이를 관철시킬수 있는 힘이 '진보좌파 386세대'에게 있단 말인가? 협박과 주장은

엄연히 구분되는 것이다.

넷째, ‘88만 원 세대론’은 미국과 일본 등 전 세계 또래들과의 소통에 장애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본에서도 소외받은 젊은 세대가 ‘2채널’이라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모여 있다. 그러나 일본은 이들이 인터넷과 대중문화 등에서 놀라운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을 간파하곤 게임, 애니메이션, 정보기술(IT) 업계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우리와 너무 대조적이다.
미국에서는 인터넷을 이용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1977년생 이후 ‘O세대’의 활동이 눈부시다. 이들은 조지 W 부시 정권 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미국의 국제적 위상과 IT경제가 급격히 추락하고 있음을 몸으로 알았다. 그래서 그들은 미국의 젊은 세대의 이익을 위해 오바마를 선택했다. 대표적인 인물이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24) 씨로 그는 인터넷 모금을 주도하며 오바마의 IT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처럼 진취적인 일본과 미국의 젊은 세대들 앞에서, “이젠 정규직이 되고 싶어요” “대학도 못 가고 소가 되어 죽을 거예요”라며 386 운동가들이 주입한 주문(呪文)만을 되뇌게 하고, 청년 창업의 장애물인 포털의 배나 채워 주기 위해 불법성 댓글을 쓰도록 부추기는 ‘88만 원 세대론’은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 '88만원 세대론'이 언제 불법성 댓글을 쓰도록 부추켰는가? '88만원 세대론에선 '짱돌을 들라'라는 문장으로 미국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오바마를 선택한 것과 같은 세대 각성을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88만원 세대론'은

우리 젊은이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산할 기회를 제약하는 사회구조에 목소리를 내게 함으로 'O세대'와 진취적인

연대가 가능하게 만들지 않을까?

5월 실크로드CEO포럼은 미국의 ‘O세대’ 연구자인 하버드대 존 발프 박사를 불러 약식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발프 박사가 미국의 젊은 세대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자랑했을 때 우리 회원들은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한국도 포털 권력만 해소된다면 응용기술의 측면에서 젊은 세대의 인터넷 능력이 더 뛰어나다. 또한 자폐화(自閉化)된 미국의 대중문화와 달리 한국의 젊은이들은 아시아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해당 지역의 대중문화를 자발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미국의 젊은 세대는 한국의 젊은 세대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다.”
발프 박사는 우리 회원들의 주장을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적어 갔다. 우 박사를 비롯한 ‘88만 원 세대론자’들도 꿈과 비전을 찾는 우리 젊은이들의 새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나의 담론에서 잘못된 부분이 수정되지 않으면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억압으로 변질되기 마련인데, 386세대들은 그동안 이런 행태를 반복해 왔다. 다른 것은 몰라도 386세대가 남의 세대에 대해 얘기하겠다는 ‘88만 원 세대론’만큼은 이런 길로 들어서지 않아야 할 것 아닌가.

- 결국 변희재씨가 하고 싶은 말은 '포탈 권력 해소'인 것이다. 이전에도 계속 해왔던 주장을 무리하게 '88만원 세대론'

에 연결시킨 셈이다. 그가 주장하는 포탈 권력의 위험성에 대해 공감을 표한다해도 '88만원 세대론'자들이 포털을

대변하고 그 권력을 공고히해왔다는 내용은 선듯 이해가 가지고 않고 글 내에서 뚜렸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88만원 세대론'에 대한 비판은 좋다. 하지만 이는 논박하고자 하는 대상이 펼치는 논지를 정확히 인지하고 적합한

언어 사용과 적합한 논리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돌아오는 것은 냉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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